홍종학 자질논란에 ‘환영’했던 중기업계도 ‘난감’

입력 2017-10-31 15:35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미소짓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에다 딸의 재산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자 중소기업계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국회의원 출신이자 친문(친문재인)계 인사 홍종학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중소기업계는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여 만에 급속히 악화되는 여론탓에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초대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홍 후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중 가장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배우자와 딸의 재산 증여와 그 과정에서 쪼개기 및 모녀의 채무관계 등을 통해 편법적으로 증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중소기업계는 그러나 이같은 재산 의혹보다는 과거 홍 후보자의 저서에서 드러난 기업가를 보는 관점에 오히려 더 크게 주목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라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행복이 성적순”이라는 주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학벌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비쳐진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은 발언이었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 비명문대 출신 중소기업 창업주들에 대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소양이 없다”고 거론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인들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모처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중소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홍 후보자에 대한 불편한 기색은 드러났다.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벤처 일자리박람회를 계기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단체장들은 홍 후보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서로 답변을 피하는 듯한 분위기가 잠시 이어졌다.

이어서 나온 답변은 “누구든 간에 빨리 중기부 장관이 임명돼야 한다” 는 내용이었다.

잠시 이어진 공백 속에 마이크를 쥔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회장은 “원론적으로 얘기하겠다”며 “중소기업계는 중기부 수장이 빨리 임명돼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힘을 합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지금 중기부 장관이 누가 되고 안 되고 이런 부분보다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오랫동안 중기부 장관이 임명되지 않아 중소기업 자체가 어렵다”며 “단적인 예로 대통령이 중소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지려다가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취소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잡음을 없애고 빨리 장관이 임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후보자의 문제에 대해선 저희들이 여기서 언급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난색을 감추지 못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역시 홍 후보자를 찬성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제 제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특히 홍 후보자를 찬성하는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도 정치인이라는 점과 현 정부의 정책을 입안한 인사라는 점 등 현 정부의 실세'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거론했다. 홍 후보자의 자질보다는 현 정권에서 목소리를 낼 인물이라는 점에서 장관 임명을 원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최근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잘 검증해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