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주혁이 30일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건국대병원으로 가장 먼저 달려간 사람은 소속사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였다.
김주혁과 김대표의 인연은 약 20년 전 맺어졌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주혁은 김대표를 만나 나무엑터스의 창립 멤버로 함께했다. 소속사 대표와 소속 배우로 만났지만 친형제보다 더욱 각별한 사이로 모두가 둘의 관계를 부러워할 정도였다.
김주혁은 과거 자신이 출연하던 KBS2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절친노트’특집에 김대표를 초대했다. 당시 김주혁은 “형과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단둘이서는 재미없어서 못 가겠더라. 친형 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우정을 드러냈다.
방송에서 김대표는 김주혁의 아버지이자 국민배우였던 고(故) 김무생씨가 자신에게 했던 당부를 기억하기도 했다. 김대표는 “최고로 기뻤던 때는 주혁이가 아버지랑 같이 광고를 찍었을 때”라며 “그때 아버님이 몸이 안 좋으셨는데 촬영 중간에 ‘김대표 잠깐 내 차에 와서 앉아봐라’라고 하시며 나를 부르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에게 ‘주혁이를 앞으로도 동생처럼 잘 보살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셨다”고 말했다.
김주혁은 지난 27일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저한테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은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라면서 “제 친형보다 더 형 같은 사람”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로는 상을 처음 타본다”며 기뻐하던 김주혁은 이날의 수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앞서 김주혁은 30일 오후 4시30분쯤 서울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두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유족과 김대표는 사과와 사망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결정했다. 그 결과 직접 사인은 즉사 가능 수준의 두부 손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심장 쪽에 문제가 생겨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31일 오후 3시부터 서울 현대아산병원에 마련된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