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갈등 봉합에 유커 돌아올까… 문제는 돌아선 中 민심

입력 2017-10-31 11:22 수정 2017-10-31 11:26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던 서울 명동거리의 최근 모습. 뉴시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국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결국 봉합됐다.

외교부는 31일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라는 제목을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한중 양국이)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양측 간 공동문서들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한중 양국이 각 영역에서의 협력을 정상궤도로 돌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이후 13개월간 계속된 중국의 사드 보복과 이로 인한 양국 갈등이 수습 국면에 접에 들게 됐다.

중국의 보복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는 관광 산업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994만28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00만1573명보다 23.5% 급감했다.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같은 기간 319만2248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633만4312명)보다 49.6% 감소한 탓이 크다.

유커들은 그 사이 한국 대신 일본으로 향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일본 관광국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12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은 55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0% 증가했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 수는 2013년만 해도 100만명대에 그쳤지만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 공고를 잇따라 내걸자 여행업계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이 한국행 단체 모객 공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다른 대형 여행사들도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어느 수준까지 복원될지 여부다. 유커들의 한국 방문이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사드 사태 이전 수준까지 완전한 회복은 어렵고 회복의 속도도 더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가장 큰 요인은 민심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을 통해 “한국이 미국 편을 들어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을 깊게 갖게 됐다. 사드 배치가 전격적으로 철회되지 않는 이상 중국인들의 이 같은 인식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이미 한국을 떠나 일본이나 동남아로 발길을 돌렸던 중국인의 ‘입맛’을  한국으로 되돌릴 정도의 한국만의 매력도 부족한 형편이다. 

정치적으로도 사드 문제로 인한 갈등이 이번 합의문 발표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봉합’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이 외교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한국과의 갈등 해소를 선택했지만 한중 관계가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고 앞으로는 한중 관계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는 관계’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