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분의 아이들 세상] 유아기 자위 행위, 집중력 치료 필요

입력 2017-10-31 10:58
이호분 연세누리정신과 원장
A는 7세 된 여자 아이다. 유치원 선생님이 수업 중에 성기를 의자에 문지르며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가빠지는 것을 봤다며 ‘자위행위’를 하는 것 같다고 부모에게 알렸다. 그런 말을 들은 후 자세히 관찰해 보니 가끔 친구와 놀다가도 방에 슬쩍 들어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A의 부모는 인터넷들을 통해 이럴 때 야단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야단을 치진 않았다. 타일러도 보고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을 끌어 보기도 하고 더 많이 놀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유치원에서 수업시간에 하는 자위행위는 줄어들지를 않다. 그러자 부모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르면 감정이 폭발, 화를 심하게 내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유아기의 자위행위는 사춘기 이후의 자위행위와는 전혀 다른 성격이다. 사춘기 이후의 자위행위와는 다르게 유아의 자위행위는 성적인 의미는 전혀 없다. 오히려 놀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손이나 물체가 성기에 닿아 자극이 되었을 때의 감각을 우연히 알게 되고 그 느낌이 특별히 다르니 자극이 필요하거나 무료 할 때 스스로 자극하는 행동으로 습득을 하는 것이다.

문제될 게 없는 정상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긴장이 높은 아이들, 정서적으로 방임돼 자극이 너무 부족한 아이들은 자위행위에 집착하게 돼 횟수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친구들과의 놀이나 다른 활동에도 관심이 줄어든다. 그리고 공공 장소에서도 자위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자위 행위이다..

A의 부모는 맞벌이 부부이긴 하였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아이와 시간도 많이 보내고 주말에는 많이 놀아주기도 했다. A는 활발하고, 호기심도 많은 아이였다. 놀이도 적극적이고 상상력도 풍부했다.  그림을 그릴 때도 장식이 많고 크기도 무척 커서 스케치북 크기를 넘어 설 정도였다. 놀이 규칙을 지키지 못하고 승부에 너무 집착하고 게임을 해서 지면 떼를 너무 쓰고, 시간이 되어 놀이실에서 나가야 할 때면 애를 먹이곤 했다. 물어보니 집과 유치원에서도 비슷하다고 했다. 특히 유치원에서 입학을 앞두고 한글과 수 공부를 많이 시키자 몹시 지루해 하고 힘들어 했다. 7살이 되어 입학 준비를 해야 하니 A의 부모도 초조해서 한글 공부를 시키느라 밤늦게 까지 공부를 시키고 야단도 치고 갈등도 잦았다. 유치원에서도 놀 때는 괜찮은데 공부 시간에 자위행위를 더 많이 했다고 한다.

체크를 해보니 A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는 아이였다. 여자 아이이기 때문에 충동성이나 산만함은 심하지 않았으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따라서 학습이 유치원에서 주된 활동이 되는 7세가 되니 수업시간이 몹시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 자극하는 행동을 찾았던 것이다.

A는 신체적인 활동을 많이 시키고 집중력에 대한 치료를 하고 나니, 학습을 하는 시간이 더 이상 지루하고 무료하지 않았다. 자기를 자극하는 행동이 필요 없게 되었고 자위행위도 사라졌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