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주혁(45)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생전에 그와 함께했던 동료들이 따뜻한 일화를 공개하며 애도하고 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청연’(감독 윤종찬)에서 함께 작업했다고 밝힌 영화 스태프는 30일 트위터에 촬영 당시 김주혁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2003년 겨울, ‘청연’ 제부도 촬영현장에서 발을 다친 나를 제작실장이 주연배우 쉬라고 잡아놓은 방으로 보냈다”며 “잠깐 누워 있다 가야지 했다가 잠이 들었고, 잠결에 소리가 나서 일어나보니 주연배우가 살며시 나가려다 내가 깨자 ‘미안해 좀 더 자’라면서 매우 미안해하며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내 기억 속의 김주혁은 그런 모습이었다”고 덧붙이며 고인을 애도했다.
MBC 드라마 ‘구암 허준’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오대환도 김주혁을 기억했다. 오대환은 인스타그램에 “아무것도 아닌 제 생일날 저에게 배 터지도록 사준 초밥은 내게 배만 부르게 해준 게 아니었다”며 “형이랑 함께 갔던 감자탕집도, 촬영하며 먹었던 라면도 왜 이렇게 생각이 나는지”라고 슬픔을 드러냈다.
이어 “나를 가득 채워주던 형의 격려와 응원, 동료들을 챙기던 배려. 형은 저에게 그런 넉넉하고 따뜻한 형이었습니다”라면서 “그런 형님께 밥 한 끼 보답할 수 있는 시간도 안 주고, 저에게 주기만 하고 간 형”이라고 적었다. 오대환은 “하늘에서는 오로지 형만을 생각하며 편히 쉬세요”라는 말과 함께 김주혁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30일 김주혁의 비보가 전해짐과 동시에 비통에 빠진 영화계는 예정됐던 무대 인사와 포토월 행사 등을 전면 취소했다. 배우 문성근 유아인 이시언 가수 선미 별 등 연예계 스타들도 SNS에 추모글을 올리며 애도의 뜻을 모았다.
김주혁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영화 ‘흥부’ ‘독전’ ‘창궐’ 등은 그의 유작이 됐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