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백종문 부사장 등 MBC 경영진 오늘 줄소환

입력 2017-10-31 09:35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관계자와 MBC일부 임원이 결탁해 방송제작에 불법 관여한 사건과 관련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에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원들이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을 상자에 담아 나오고 있다. 사진 = 미디어오늘

백종문 부사장·이우용 전 라디오본부장 소환 조사
한 차례 구속영장 기각된 추명호 전 국장도 재소환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정원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공영방송 장악 의혹과 관련해 31일 백종문 MBC 부사장과 이우용 전 MBC라디오본부장을 소환 조사한다.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도 같은 날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백 부사장을 이날 오후 2시, 이 전 본부장을 같은 날 오전 11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 부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MBC의 2인자’로 불리는 인물이며, MBC의 각종 프로그램 폐지와 인사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용 전 MBC라디오본부장은 라디오 부문에서 김미화씨의 프로그램 하차에 관여하는 등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와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전날 김 전 사장과 백 부사장, 전영배 전 기획조정실장 현재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MBC를 담당하던 국정원 직원과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됐다.

현재 검찰은 MBC 일부 임원이 2011년 국정원 직원과 결탁해 방송제작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PD수첩’ 등 정부 여당 비판적인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제작진 및 진행자 교체, 방영 보류, 제작 중단 등 불법 관여를 주도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와 관련 압수된 휴대전화 복원 작업 참여를 위해 전날 검찰을 찾은 김 전 사장은 “국정원 직원을 만난 적이 없고 관련 서류를 본 적도 없다”며 “국정원 담당관을 만나 관련 문서를 받았다면 지금이라도 감옥에 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 20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추 전 국장을 같은 날 오전 10시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반값 등록금 주장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의 방송 하차 및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씨 비난 공작 등의 기획과 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추 전 국장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지시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에 대한 부정적인 세평을 수집해 보고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추 전 국장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보고 받고도 묵인했다는 의심을 받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 역시 조만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