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1차 추돌 뒤 의식 잃었나… 블박 영상보니 ‘방향 잃고 돌진’

입력 2017-10-31 01:13 수정 2017-10-31 02:09
블랙박스 영상 캡처

배우 김주혁(45)시의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김씨의 벤츠 차량은 서행을 하다가 그랜저 차량을 추돌한 뒤 갑자기 방향을 잃고 인도쪽으로 돌진했다. 분명 정상적인 주행 모습은 아니었다. 그랜저 운전자는 “김씨가 가슴을 움켜쥔 뒤 갑자기 돌진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상태를 본 의료진은 “심근경색 증상 후 추돌 사고로 보인다”는 소견을 경찰에 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서울 삼성동의 영동대로의 한 아파트 정문 근처에서 일어난 차량 전복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 김씨는 운전 중인 벤츠 차량으로 그랜저 차량을 추돌한 후 인도로 돌진했고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후 전도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소방당국 등은 찌그러진 차에서 김씨를 구조해 서울 화양동 건국대병원으로 후송했다. 의식이 없는 김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오후 6시30분께 숨졌다.

이날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은 경찰 조사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영상에는 김씨가 몰던 벤츠 SUV가 도로 위에서 천천히 서행하다 서서히 방향을 잃고 옆 차선에 있던 그랜저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은 뒤 오른쪽 아파트 쪽으로 빠르게 돌진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추돌사고 당한 그랜저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의 차량이 뒤에서 박은 후 김씨가 가슴을 움켜잡고 있다가 갑자기 돌진하며 다시 차량을 추돌한 후 벽면을 충격했다”고 진술했다.



블박 영상과 그랜저 운전자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사고 당시 김씨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씨 차량은 영동대로 한복판에서 잠시 주춤하다 그랜저 차량을 살짝 들이받고는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엄청난 속도로 아파트 벽면을 충격했다.

김씨의 사인과 관련 병원 측은 “심근경색 증상을 먼저 일으킨 뒤 사고가 난 걸로 보인다”는 내용의 의사소견을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근경색이란 심장혈관이 혈전, 연축 등의 원인에 의해 갑자기 막혀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대표적이 증상은 가슴의 좌측 부분이나 정중앙 부분에 통증을 수반한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경위와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서류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검찰에 부검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씨의 빈소는 아직 차려지지 않았지만 장례식장은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별세한 원로배우 김무생씨의 아들로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김씨는 1997년 영화 ‘도시비화’에 출연한 데 이어 98년 SBS 8기 공채탤런트에 합격하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카이스트’(SBS·1999) ‘프라하의 연인’(SBS·2005), 영화 ‘싱글즈’(2003)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아내가 결혼했다’(2008) 등 로맨스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3년부터 2년간 예능프로그램 ‘1박2일’(KBS2)에 출연하며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에도 영화 ‘비밀은 없다’(2016) ‘공조’(2017) ‘석조저택 살인사건’(2017)과 드라마 ‘아르곤’(tvN) 등을 통해 활발한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내년 개봉 예정인 ‘흥부’ ‘창궐’ ‘독전’ 등 촬영도 대부분 마친 상태였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