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앵커가 30일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김주혁을 애도했다. 손 앵커는 “오늘 한 사람의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가슴이 따뜻할 것이란 건 모두가 알 것”이라고 했다.
손 앵커는 이날 방송된 앵커브리핑을 통해 김주혁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하고 30년 전 사건이 떠올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30년 전 11월 추운 날씨 속 야근을 하는데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올림픽대로 동작대교 부근에서 봉고차가 뒤집어져있다는 것이었다”라며 과거 사망자의 가슴 속 주머니에 손을 넣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손 앵커는 “당시 사고 현장에 도착해 보니 운전자는 사망한 뒤였다”며 “신원을 알아내야 기사를 쓸 터 인데 알 수가 없어 망설임 끝에 가슴 속에 손을 넣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전자의 안주머니에서 면허증을 찾던 순간 무척 놀랐다”고 했다. “그의 가슴이 아직도 따뜻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이의 엄숙한 경계선에서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온갖 방도를 찾고 있었던 자신을 김주혁의 죽음을 전하며 떠올렸다고 했다.
손 앵커는 “그(김주혁)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몇 번째 순서에 얼만큼 보도해야 할까 고민해야 하는 착잡한 오늘”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김주혁은 손 앵커의 기억에 철학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로 남아있었다. 손 앵커는 김주혁이 저널리즘을 다룬 드라마에 출연한 사실을 전하며 “(그의 연기를 보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연대감도 생겼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주혁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에서 탐사보도팀 팀장이자 앵커로 분해 정도를 가는 언론인의 표상을 연기했었다. 그는 손 앵커를 참고해 연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손 앵커는 끝으로 “굳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