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않고 남이 처한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최근 신곡에서 수화 안무를 선보인 아이돌그룹의 무대를 보고, '착한 아이돌' 콘셉트쯤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 모습을 보고 펑펑 울었다고 하네요. 바로 '청각장애인 언니'였습니다.
7인조 아이돌 그룹 비투비는 최근 발표한 신곡 '그리워하다' 안무에 수화를 적절히 섞어 넣었습니다. 설명을 듣지 않고 봤다면, 별다를 것 없는 춤이었습니다. 비투비는 19일 첫 방송 무대를 가졌는데요. '그리워하다'는 수화안무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신곡이 쏟아지는 가요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수화'라는 아이디어는 홍보 전략의 일부분이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무덕분에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처음으로 듣게 된 청각장애인도 있더군요. 한 네티즌은 25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친한 언니가 비투비의 무대를 보고 크게 감동했다는 사연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아 그동안 가수의 무대를 봐도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언니는 배우를 좋아하긴 했어도 가수를 좋아한 적이 없었다고 하고요.
그런 언니가 비투비의 수화 안무 방송을 보고 울었습니다.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선뜻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다음은 20일 네이트판에 올라온 네티즌의 사연 전문입니다.
비투비 수화안무 본 친한 청각장애인 언니
사실내가 아는언니가 청각장애인이야 귀 소리를 정말 못들어 근데 이번에 비투비 수화안무보고 울었어....
어렸을때부터 아파서 다른또래친구들이 아이돌 노래좋아할때 자기는 귀가안들리니까 무슨노래인지 가사 보면서 알고 노래에 대한 느낌을 전혀 몰랐데 그리고 소외되는 기분이여서 아이돌 좋아할생각 자체를 안했었어배우좋아하는거 봤어도 25년동안 아이돌 좋아하는거진짜 못봄
근데 이번 비투비에 수화안무있다고 해서 언니한테 보여줬지
근데언니가 울었어 그냥 슬프데
좋은의미로 그 감정이 전해진데 노래를 못듣지만 슬프다고
난 그래서 비투비한테정말 고마워 언니한테 아이돌음악을 느끼고 감상할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사실난 이미 다른 2그룹을 좋아하는 타팬이고 언니는 좋아해본적이없는 일반인이야 어제 엠카운트다운 무대 알려주고 언니가 뮤직뱅크 본방사수했다고 나한테 문자왔어
사소한 팬들. 장애인들 배려하고 이렇게 좋은안무로 언니 감정으로라도 노래듣게 해줘서 고마워
사실 비투비 유명한 sns를 몰라서 이렇게 팬톡에 주저리주저리써봐
정말 비투비멜로디 모두 흥해라 흥흥
언니는 외모로는 육성재가 좋고, 수화안무 할땐 이민혁이 좋데~
+혹시 비투비가 자주보는 sns라던지 인별이라던지 뭐 있니??
다음은 비투비의 '그리워하다' 수화 안무 부분을 편집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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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