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패션쇼에서 돌연 쓰러져 숨진 10대 러시아 모델의 사망 원인으로 과로사가 지목됐다. 이 모델을 고용한 중국의 매니지먼트사는 ‘노예계약’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0일 “매니지먼트사 ESEE가 러시아 국적의 모델 브라다 쥬바(14)의 죽음과 관련해 부당계약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SEE는 모델과 연예인을 육성하는 중국의 매니지먼트사다. 소속된 외국인 모델만 100명이 넘는다. 그 중 71명은 외국인 여성이다. 이들은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홍콩 등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쥬바는 지난 25일 상하이의 한 패션쇼 무대 뒤에서 사망했다. 런웨이 출연 순서를 기다리던 쥬바는 고열증세를 나타내며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사망했다. 러시아 시베리안타임스 등 유럽계 언론은 “쥬바에게 뇌수막염 증세가 있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아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다. 극도의 피로가 합병증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노예계약’ 논란도 불거졌다. 쥬바가 ESEE로부터 과도한 일정을 강요받았고, 의료보험 가입이 거부돼 병원 치료에 지장을 줬다고 유럽계 언론은 전했다. 쥬바의 어머니는 영국 대중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쥬바가 사망을 앞두고 전화를 걸어 ‘매우 피곤하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ESEE는 쥬바가 사망하고 이틀 만인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다만 유럽계 언론에서 전해진 과로사나 ‘노예계약’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쥬바의 치료를 위해 책임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