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주원 “검찰 힘내라” 전보 친 이유?

입력 2017-10-30 10:35 수정 2017-10-30 11:18
사진=뉴시스

“오늘 아침 우체국에 가서 ‘검찰 힘내라’고 전보를 쳤다”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30일 검찰에 응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나마 검찰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진실을 파헤쳐줘서”라며 이유를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뉴스를 보니 검찰의 피로도가 높아서 걱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박 최고위원의 말처럼 최근 검찰에서는 피로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정농단 및 적폐청산 관련 수사가 쉴 새 없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박근혜정부뿐만 아니라 이명박정부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등이 나오면서 수사 범위가 확대됐다. 청와대는 이른바 ‘캐비닛 문건’을 검찰에 넘기고, 세월호 보고일지 조작 의혹을 맡겼다. 국정원도 지난 8월부터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의혹 등을 검찰에 잇따라 수사를 의뢰하며 가세했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의뢰 전담청’이라 불릴 만큼 대부분의 ‘적폐 사건’을 도맡아오고 있다. 전국에서 검사들을 파견 받아 수사팀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계속 추가되는 업무에 검사들의 피로는 누적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수사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에 대한 보복’ ‘청와대의 하명수사’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최고위원은 “그러나 검찰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기에 이겨내리라 믿는다”며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겠나. 검찰이 분명히 (진실을) 밝히리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박 최고위원은 최근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이 이명박정부 시절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던 것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일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 검찰의 수사를 비난하지만, 당사자들의 피해를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전직 검찰 공무원으로서, (이명박 정부 당시)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던 전직 안산시장으로서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때 사건 조작에 앞장선 국가정보원 국장과 실장이 구속되는 것을 보며 ‘검찰이 이제야 살아나고 있구나. 제대로 수사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1982년 9급 검찰 수사관으로 임용된 박 최고위원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 수원지검 특별수사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등 검찰 핵심 부서를 거쳤다. 2006년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안산시장에 당선됐고, 지난 8월에는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 뽑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