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 1955년 “아돌프 히틀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내용의 정보보고를 본부에 올렸던 사실이 확인됐다.
CIA는 1955년 10월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지부장 대행이 본부에 보낸 보고 문건을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문건에는 지난 1955년 9월 말, CIA 정보원 ‘코드명 CIMELODY-3’의 보고서가 담겨있다. CIA 정보원은 전직 독일 친위대 출신 친구에게서 베를린 함락 직전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히틀러가 10년 뒤인 1955년에도 콜롬비아에 생존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를 같은 달 29일 CIA 카라카스 지부에 전했다.
이 보고서에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진 한 장이 첨부돼 있다. 사진 속에는 CIA 정보원의 친구와 히틀러로 추정되는 인물이 찍혀있다. 사진 속 오른쪽 남성의 외모가 히틀러의 생존 당시 모습과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사진 뒷면에는 ‘아돌프 슈리텔마이오어, 퉁가, 콜롬비아, 1954’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CIMELODY-3에 증언한 CIA대원도 정보의 신빙성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또 사진 속 인물이 실제 히틀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라카스 지부장 대행은 보고에서 “CIA 정보원이나 본 지부도 이 정보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저 흥미로운 사안이라고 판단해 보고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CIA 기밀문서에도 이후의 상황을 기록한 보고서나 문건 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4월 30일, 베를린 총리 관저에 있던 지하벙커에서 권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