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1주년] 시민의 힘으로 타오른 촛불, 1년만에 재현

입력 2017-10-28 18:12 수정 2017-10-28 18:17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1주년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의 불을 나누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박근혜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타올랐던 촛불이 '촛불집회 1주년'(29일)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재현됐다.

지난해부터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기록기념위원회는 28일 오후 6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촛불항쟁 1주년대회’를 열었다.

이날 광화문광장은 촛불집회를 추억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나온 강모(38·여)씨는 "아직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확실하게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그 일이 확실히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서울을 찾은 박모(66)씨는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청년들과 밤을 새운 적도 있다. 벌써 1년이 지났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웃었다. 박씨는 "지난 23차례의 촛불집회 중 2차례를 제외하고 전부 참석했다"며 "다음번엔 국회로 가서 자유한국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내 적폐청산에 소극적인 의원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하겠다"고도 했다.

장모(32·여)씨는 "KBS와 MBC의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나왔다"며 "언론이 보도의 자유를 얻어야 적폐청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그동안 20여회에 달한 촛불집회 기록 영상을 상영하고 시민들의 자유 발언을 듣는다. 이어 ‘적폐 청산’ 과제를 공유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전인권밴드와 이상은, 권진원과 평화의 나무 합창단, 4·16가족합창단 등도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지난 촛불집회 때 광화문광장을 장식한 소등 퍼포먼스와 촛불 파도도 선보인다.

퇴진행동은 당초 집회 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취소했다. 그러나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다른 촛불집회를 열고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 등을 내세우며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청와대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여의도에서도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촛불파티 2017’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뒤 자유한국당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경찰은 광화문 인근에 23개 중대, 여의도에 6개 중대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질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친박 단체들도 같은 날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과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등은 서울역 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각각 집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등을 요구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