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고가도로 위에서 돌을 던져 사람을 죽인 청소년 5명에게 이례적인 ‘2급 살인’을 적용해 기소했다.
이달 18일 저녁 8시30분경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케네스 화이트(32)는 건설현장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차를 운전하던 그는 갑작스럽게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돌에 맞아 사망했다. 그를 강타한 돌은 크기가 약 25㎝, 하나당 2.5㎏ 정도 나가는 큰 바위였다. 머리와 가슴팍을 맞으며 의식을 잃은 네 아이의 아빠 케네스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그 시각 돌을 맞은 자동차는 케네스 차량 만이 아니었다. 사건 당시 10대 청소년 무리는 고가도로 다리 위에서 20여개의 바위를 집어던지고 있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이들이 던진 바위를 맞은 또 다른 피해자 짐 슐츠는 SNS에 “누군가 도로를 향해 바위를 집어던졌다”고 썼다. 그는 “내 뒷차에 탄 사람은 돌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서 죽었다”며 “나는 다행히도 살아남았다”고 했다.
지역 당국이 돌을 던진 사람들을 찾아달라며 시민들에게 도움을 구하기 시작했을 때, 소년 중 한 명은 경찰에 자수했다.
미 검찰은 용의자로 체포된 청소년 5명에게 이례적으로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들 중 가장 어린 소년은 15살, 가장 나이가 많은 소년은 17살이다. 검찰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고가도로에서 달리는 차에 돌을 던지는 일은 위험하다는 것을 안다”며 “장난이 아닌 2급 살인이다”라고 밝혔다.
판사 역시 재판 중에 “혐의의 성격이 공공의 안전을 저해하는 범죄이기에 보석금 없이 진행하겠다”며 보석금 신청도 단호하게 기각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