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주연의 영화 ‘유리정원’(감독 신수원)을 200% 즐기기 위한 세 가지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유리정원'은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문근영)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김태훈)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 영화다.
#1. ‘연기 내공 충만’ 배우들의 열연
2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문근영은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과학도 재연 역을 맡아 18년 연기 내공을 폭발시켰다. 이동진 평론가는 “배우는 눈을 파는 직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우에겐 눈빛 연기가 중요하다”며 “문근영씨의 눈을 보면 순수의 화신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극찬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태훈이 소설가 지훈 역으로 재연의 삶에 공감하면서도 성공을 위해 인생을 훔치는 이중적인 면모를 심도 깊게 표현해냈다. 재연을 배반하는 현실주의자 정교수 역에는 서태화가 합류해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 ‘마이 라띠마’로 청룡영화제 신인상을 받은 신예 박지수는 재연의 연구 아이템을 훔치는 후배로 등장해 수려한 앙상블을 이뤘다.
#2. 아름다운 영상으로 구현된 독보적 상상력
제목에 걸맞게 ‘유리정원’은 숲의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다. 일상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방식에 관객은 더욱 몰입하게 된다. 환상적인 숲 속 풍광을 국내 로케이션 촬영으로 담아냈다는 게 놀랍다. 전국을 누비며 찾아낸 세 군데의 서로 다른 숲이 하나의 공간으로 완성됐다. 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운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3. 공감과 힐링의 메시지
‘유리정원’은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신수원 감독은 전작 ‘명왕성’ ‘마돈나’에서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세상의 일그러진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신수원 감독은 “타인의 욕망에 의해 삶이 파괴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인간,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영화”라며 “꿈과 이상이 현실에 의해 좌절된 주인공들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힐링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근영은 “이 영화는 ‘상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상처를 어떻게 받고 극복하고 치유하는지, 그로 인해 생기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이 주는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으며, 치유와 위안도 얻을 수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