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의 모친이 아들의 부탁으로 피해 여중생의 옷과 범행도구가 담긴 비닐봉지를 소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영학 계부 측 유가족은 이영학이 웃으며 “사람을 죽였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실종된 피해 여중생의 시신은 이달 6일 강원도 영월에서 발견됐다. 이영학은 시신을 담았던 트렁크 가방과 범행도구를 영월에 유기했다고 진술했으나 피해자의 옷과 범행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 수사결과 이영학의 모친 김모씨가 피해자의 옷과 수건, 넥타이 등의 범행도구를 소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TV조선은 이영학의 모친이 증거인멸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영학이 모친에게 전화해 피해자 의류 등이 담긴 ‘비닐 봉지를 집 근처에 갖다놓을테니 태워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모친 김씨는 지난주 서울중량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영학이 시신을 유기한 이달 1일 전화를 걸었다고도 진술했다. 당시 전화를 건 이영학은 모친에게 사람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영학 계부 측 유가족은 이영학이 “막 웃으며 내가 사람을 죽였어. 한 대 때렸는데 죽었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평소 친형에게도 자주 전화를 걸어 형이 범행사실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씨의 형은 “전혀 몰랐다고요. 정말 그 일주일전에 가고…”라며 이를 부인했다.
경찰은 친족 및 가족의 경우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형법에 따라 이영학의 모친을 증거인멸죄 등 혐의로 입건하지 못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