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할머니 무자비 폭행 60대 남성…"농작물 뽑아서"

입력 2017-10-27 07:43 수정 2017-10-27 07:49

70대 치매 할머니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전치 7주의 중상을 입힌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심하고, 범죄 사실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7일 치매 노인을 수차례 폭행해 갈비뼈 등을 부러트린 혐의(상해)로 노모(6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노씨는 지난 8일 오후 6시47분께 광주 서구 한 호수공원 내 산책로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A(73·여)씨를 손과 발로 수차례 폭행, 갈비뼈 등이 부러지는 전치 7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노씨는 A씨가 자신이 관리하는 주말농장의 농작물을 함부로 뽑아갔다는 이유로 이 같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 당시 산책 중인 시민들이 말렸지만 노씨는 A씨를 무자비하게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호수공원에 운동을 갔다가 어떤 남자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고소장을 접수받은 경찰은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노씨가 A씨를 폭행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26일 오전 7시45분께 호수공원 인근 주말농장에서 노씨를 붙잡다. 노씨는 경찰에 "때린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명백한 증거가 있는 데도 범행을 인정하지 않으며 반성하지 않은 점, 동종 전과가 9범에 달하는 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심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앞선 26일 "도주 등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