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끝없는 러브콜… 슛돌이 이강인 “누구?”

입력 2017-10-27 00:36 수정 2017-10-27 00:38
지난해 1월 4일 스페인 캄프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5-2016 프리메라리가 18라운드 홈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대 2로 비긴 발렌시아 벤치에 잡힌 이강인(빨간 원). 사진=KBS N 중계방송 화면촬영

듬성듬성 빠진 앞니를 활짝 드러낸 미소. 작지만 큰 꿈을 담은 듯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망울. KBS의 축구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에서 작은 팔에 주장 완장을 찼던 여섯 살 ‘슛돌이’는 3년 뒤인 2010년 박지성(36)의 품에 안겼다.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의 골문을 열고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품에 안긴 순간을 재현한 광고에서였다. 감독으로 등장한 박지성이 품에 안은 것은 한국 축구의 미래였다.

‘슛돌이’ 이강인(16). 백승호(20·페랄라다)와 이승우(19·헬라스 베로나), 장결희(19·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의 뒤를 이어 한국축구의 ‘황금세대’를 완성할 유망주다. KBS의 ‘날아라 슛돌이’ 3기 유소년팀 주장으로 2011년 계약한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CF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다.

다시 3년이 흐른 2013년 12월 29일 스페인 언론 ‘수페르데포르테’는 이강인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발렌시아 유소년 팀 유니폼을 입고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FC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선수들을 속수무책으로 무너뜨린 이강인을 조명한 기사였다.

이강인은 12세 이하 국제 클럽대항전인 후베닐 밍게스 토너먼트 바르셀로나와의 8강전에서 간결하고 정확한 발기술로 수비를 뚫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페르데포르테는 “경기장에서 온통 그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왕관의 보석과 같은 선수”라고 평했다.

또 다시 3년이 흐른 지난해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의 소속팀이자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이강인을 주목했다. 세계 각국에서 스타플레이어나 가능성 있는 샛별을 발견하는 족족 영입해 은하수를 만드는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는 이강인을 흡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전후로는 실행에 착수했다.

이강인 / 발렌시아 CF 홈페이지
레알 마드리드 디렉터 빅토르 페르난데스(57)는 발렌시아 유소년 팀 책임자인 호세 라몬 알렉상코(61)에게 전화를 걸어 “이강인을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강인을 육성한 발렌시아는 호락호락 빼앗기지 않았다. 수페르데포르테는 지난 2월 1일 “레알 마드리드가 발렌시아에 이강인에 대한 영입을 문의했다”며 “발렌시아가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쉽게 포기할 구단은 아니었다. 이강인이 같은 달 19일 생일을 맞아 만 16세로 자라면서 발렌시아와의 프로선수 계약 효력이 발동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여름을 보내고 2017-2018 시즌의 초반을 보내고 있는 26일 레알 마드리드의 이강인 영입 시도 정황이 다시 포착됐다.

발렌시아 지역신문 ‘라스프로빈시아스’는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레알 마드리드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렌시아와 이강인의 계약 기간은 2019년 6월까지다. 발렌시아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