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완봉승… 마지막 122번째 공 들어간 순간 (영상)

입력 2017-10-26 23:33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양현종이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의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한 완봉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가을야구 첫 승을 한국시리즈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선발 등판해 9회말까지 완주하면서 단 1점도 빼앗기지 않았다.

양현종은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동안 4안타 2볼넷만 허용하고 두산 베어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KIA가 1대 0으로 승리하면서 양현종은 완봉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 통산 10번째 완봉승. 2009년 10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SK 와이번스 타선을 봉쇄했던 당시 KIA 소속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완봉승으로부터 8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양현종에게는 가을야구 첫 승이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50점을 쓸어 담아 NC 다이노스 타선을 무너뜨리고, 하루 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때렸던 두산의 막강한 타선은 양현종 앞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산에서 1루를 밟은 타자는 4명뿐이었다. 멀티히트를 작성한 오재일과 볼넷 1개를 더해 두 차례 출루한 민병헌을 포함해 3명의 타자가 안타 4개만을 합작했다. 박건우가 무안타에서 볼넷으로 한 차례 출루했다. 양현종은 모두 122개의 공으로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양현종은 정규리그 31경기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등판했던 헥터 노에시(20승5패)와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시속 150㎞에 달하는 패스트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자유자제로 구사하는 제구력이 위력적이다.

다만 두산을 상대로는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17로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더욱이 두산을 정규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상대했던 지난 5월 20일 광주에서 4⅔이닝 동안 12피안타 6실점하고 무너졌다. 이 악몽은 한국시리즈에서 말끔히 사라졌다.


양현종은 9회말 2사 1루에서 선구안이 좋은 두산의 포수 양의지를 상대로 마지막 승부를 벌였고, 마지막 공으로 삼진을 잡으면서 완봉승을 완성했다. 그는 승리를 확정한 순간 마운드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고, 기아챔피언스필드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관중석에선 곧바로 KIA 팬들이 승리를 자축하는 노래 ‘남행열차’가 울려 퍼졌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몫으로 돌아갔다.

양현종은 경기를 마친 뒤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다. 이렇게까지 집중한 경기도 처음”이라며 “7회까지만 던지고 싶었다. 이대진 코치가 좋을 때 더 가자고 했다. 8회를 던진 뒤 힘이 났다. 9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KIA는 양현종을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중간 전적은 1승1패.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다. KIA는 오는 28일 잠실구장으로 넘어가 두산과 3연전을 벌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