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험을 꿈꿔 온 ‘칼’ 할아버지는 자신의 집에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달아 남아메리카로 날아간다. 형형색색의 풍선을 달고 상공을 가로지르는 애니메이션 ‘업’의 환상적인 모습. 풍선으로 하늘을 나는 영화 속 그림이 현실화됐다. 영국의 한 모험가 톰 모건(38)은 23일 100개의 풍선을 의자에 매달고 하늘을 날았다.
영국 브리스톨에서 모험 회사를 운영하는 모건은 풍선으로 하늘을 날기 위해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 여러 차례 비행에 실패한 그는 지난주 금요일 남아프리카에 도착해 마지막 도전을 준비했다.
모건은 BBC에 “좋은 기상 조건을 찾는 게 관건이었다”며 “풍선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고 말했다. 헬륨 가스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모건과 그의 팀은 요하네스버그 북쪽으로 향했다. 100개의 풍선에 헬륨 가스를 넣는 데에만 이틀이 걸렸다.
모건은 풍선들을 가벼운 캠핑용 의자에 단단히 묶었고, 속도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긴 천을 의자 뒤에 달았다. 그는 “마술 같았다”며 “하늘에 떠오르는 기분은 공포스럽기도, 행복하기도 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풍선이 갑자기 기온이 오르는 대기권의 역전층에 접근하면서는 가속이 붙었다고 한다. 이때 그는 풍선을 하나씩 떼면서 속도를 조절했다. 그는 이번 풍선 비행 성공을 계기로 아프리카에서 풍선 비행 경기를 개최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