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가구 체인 이케아가 중국에서 방영했던 광고 영상에 성차별적 요소가 들어간 데 대해 사과했다.
광고는 한 가족이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젊은 여성이 주눅이 든 채 “엄마…”라고 하자, 어머니는 젓가락을 소리나게 내려놓으며 “다음번에도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오지 못하면, 엄마라고 부르지 말아라!”라고 소리친다. 이후 잘 차려입은 한 남성이 꽃다발을 든 채 등장하고 딸은 그를 남자친구라 소개한다. 반색하는 부모는 이케아 식기와 장식품을 이용해 남성을 맞이한다. 해당 광고는 딸의 남자친구에게 온 관심을 쏟고 있는 부모의 모습으로 끝난다.
이번주에 공개됐던 이 광고는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논란거리가 됐다. 부모가 남자친구가 없는 딸을 무시하고, 그에게 결혼을 강요하는 모습이 성차별적이라는 것이다. 현지의 한 네티즌은 웨이보를 통해 “남자친구가 없는 미혼여성이 가정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며 “이 광고가 어떤 가치를 전달하려고 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광고같은 상황이 실제 우리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이라도, 잘못된 일이 광고로 등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한국에 비해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빠른 편이다. 젊은 나이에 결혼해 일찍 아이를 낳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잉여여성’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잉여여성이란 27세가 됐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을 뜻한다.
논란이 커지자 이케아 측은 24일 웨이보의 자사 계정에 영문과 중문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이케아는 사과문에서 “이 TV광고는 이케아의 제품들이 일상적 공간을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축하의 장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객들에게 보여주려 했다”며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살도록 응원하고, 성평등은 이케아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사과문이 올라온 뒤에도 네티즌들의 설전은 끝나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여성 인권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웨덴의 기업에서 어떻게 이런 광고를 만들 수 있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이는 “글로벌 기업인 이케아는 세계의 좋은 것들을 중국으로 들여와 중국에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한다. 중국에서 나쁜 점을 배워 세계로 퍼뜨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케아는 사과문을 올리며 해당 영상을 삭제했으나, 몇몇 온라인 사이트에는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