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 바꾼 미래, 바꾸지 못한 미래… 17·18화 해부하기

입력 2017-10-26 14:21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방송 캡쳐

2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예상을 뒤엎는 전개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잘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유수경 살인사건’은 재찬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 ‘블리치 어택’


이날 방송은 이유범(이상엽 분)의 기자회견 장면으로 시작했다. 죽은 유수경 선수의 아버지 유만호(전국환 분)가 췌장암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여론몰이를 했다. 그리고 방어흔이 없다는 기자의 지적에는 “방어흔이 없는 타살도 많다”며 ‘블리치 어택’ 가능성을 주장했다. 또한 “13분 만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과 아무도 없는데 그림이 그려지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더 믿기 힘들겠느냐”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 “범인이 죗값을 치르도록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로 담당검사인 정재찬(이종석 분)을 공격했다.


◇ 피할 수 있는 건 다 피해요

한편 악몽을 꾼 홍주는 새벽 3시12분 재찬의 집에 들어가 다짜고짜 옷을 뒤졌다. 재찬이 정장을 입은 채 다친 만큼, 정장을 입지 못하게 없애려 한 것. “내 꿈에서 당신이 피 흘리며 다쳤다”며 “어떡해”를 연발했다. 그리고 “피할 수 있는 건 다 피해라. 내 말 꼭 들어라”라며 “정장 입지 말고 횡단보도 건너지 말고, 나도 만나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재찬은 “싫다”며 “나 검사다. 정장 말고 입을 게 없다. 횡단보도 피하라는 건 무단횡단 하라는 거냐, 말이 안 된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유부터 차근차근 따져보자, 그래야 막지”라며 홍주를 진정시켰다. 

홍주는 침착한 재찬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번에는 내가 당신을 지켜야 하는데, 할 수 있을까’라는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그런 홍주의 속마음을 읽은 듯 재찬은 “걱정 말라, 절대 당신 꿈처럼 되지 않을 테니까”라며 안심시켰다.


◇ “제가 선배 사수였으면!”

홍주는 도학영(백성현 분)에게 폭행 및 절도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봉두현에게 “뭘 훔친 건지 아느냐, G.O.D 사인 훔친 거였다. 이게 유수경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따졌다. 그리고 “내가 선배 사수였으면!”이라 소리치며 목을 긋는 시늉을 해 강력한 반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홍주의 바람과는 달리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지검 앞에는 재찬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깔리며 재찬은 담을 넘거나 변복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 “언제부터 검사가 누구 편 들어주는 사람 됐어?”

“도학영 사건 조만간 마무리되는데 어떻게 결론 내실거냐”는 최담동(김원해 분)의 물음에 재찬은 고민하는 듯 말하다 갑자기 큰 목소리로 “조사해보고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 외쳤다. 유범이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던 것. 그런 재찬에게 유범은 “너처럼 검사가 피의자 편 들어주면 피해자 편은 누가 들어주나”라며 비난했다. 하지마나 재찬도 지지 않고 “언제부터 우리나라 검사가 누구 편 들어주는 사람이 됐느냐”며 반박했다. 재찬이 단호한 태도를 보이자 유범은 “어떻게든 기소하게 만들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도학영의 친구인 한우탁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며 최 계장을 협박했다.


◇ 새로운 단서

홍주는 선배가 쓴 ‘검찰 비판 기사’를 보며 “선배가 쓴 기사가 댓글 9천개나 돌파했네, 축하한다. 비결이 뭐냐”며 비아냥거렸다. 그리고 재찬을 비난하는 댓글에 댓글로 ‘전쟁’을 치뤘다. 그러던 도중, 홍주는 ‘핏자국을 보니 떠오르는 사진’이라는 댓글을 발견했다. 댓글에 적힌 링크 속 사진에는 로봇 청소기가 강아지의 변으로 그린 그림이 담겨 있었다. 사건 현장의 그림과 유사한 형태였다.


◇ 빨간색 로봇청소기

그 시각, 유수경 선수의 집에서 일했던 김송자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재찬을 찾아왔다. 시신을 제일 먼저 발견한 중요 참고인이었다. 일주일에 3번 가서 빨래, 요리 등의 집안일을 해줬다는 김송자에게 청소는 하지 않았는지 묻자 “청소는 할 게 없었고, 대신 매일 로봇청소기를 돌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순간 재찬은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리고 “유수경 씨는 이석증으로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쳐 사망했고, 로봇청소기가 그 피로 그림을 그렸던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서 청소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자 옆에서 이를 듣고 있던 문향미(박진주 분)는 “집 밖도 뒤져봤느냐, 베란다로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며 로봇청소기가 ‘가출’을 잘 한다는 사실을 귀띔해주었다.

재찬은 곧바로 유수경의 집으로 향했고, 경비원에게서 “꼬마들이 103동에서 빨간색 로봇청소기를 주워온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폐가전 처리장으로 보내진 상태였다. 재찬과 최 계장은 결국 폐가전 처리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엄청난 쓰레기 무덤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때 같은 곳에서 로봇청소기를 찾고 있는 홍주와 두현, 우탁과 경한을 발견했다. 그때 두현이 빨간색 로봇청소기 여러 개를 들고 영웅처럼 등장했다. 그리고 재찬에게 “혈흔 분석 끝나면 우리 SBC에 단독 줘야 한다”는 당부를 남겼다. 이내 “제출된 로봇청소기 6개 중 1곳에서 혈흔이 나왔고, DNA 검사 결과 유수경 선수의 혈흔으로 확인됐다”는 다행스러운 소식을 전했다. 사건은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 여론은 바뀌지 않을 거야

신희민(고성희 분) 검사는 도학영 불기소 서류를 제출하러 가던 재찬을 불러 세웠다. 그리고 “불기소를 하라”는 당황스러운 조언을 했다. 그러면서 “어떤 매체도 도학영 사건에 대한 기사를 절대 제대로 써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희민의 예상은 맞았다. 같은 시각, 로봇청소기에서 혈흔이 나왔다는 사실을 보도하려던 홍주와 두현은 상세한 설명 없이 불기소 사실만 전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았다. 희민은 “여론도 안 바뀌고 앞으로 정 검사 사건마다 부실수사라고 시비 걸 것”이라며 재차 기소를 권했다. 하지만 재찬은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그리고 홍주 역시 “캡은 틀린 길 고집하는 내비게이션 계속 달고 다니겠느냐, 틀리면 뒤집어야 한다”며 끝내 1분 30초의 보도 분량을 얻어냈다. 그리고 그간 억울함을 풀 길이 없던 학영을 직접 인터뷰했다. “하고 싶은 말 하면 된다”는 홍주의 설명에 학영은 힘겹게 입을 뗐다. 그리고 “저는 유수경 선수를 죽이지 않았다”는 한 마디를 꺼낸 후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 바뀐 미래, 바뀌지 않은 미래

재찬은 그날 저녁 ‘고백’을 뜻하는 루비반지를 샀다. 그리고 “만나서 할 말이 있다”며 홍주를 불렀다. 그 시각 경찰서에서는 “유만호씨의 개인 총기가 아직 입고되지 않았다”는 보고가 들려왔다. 그리고 “원래 일어날 일을 막았으니 시간이 다른 쪽으로 흐를 것”이라는 과거 홍주의 대사가 배경에 깔리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그리고 바로 그 건널목에서, 재찬은 복수심에 눈이 멀어버린 유만호에게 총을 맞고 홍주가 보는 앞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결국 두 사람은 재찬이 ‘칼에 찔리는’ 미래는 바꾸는 데에 성공했지만 사고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유만호가 우탁에게도 해를 가하려는 예고편이 등장하면서 긴박한 전개가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25일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8.9%의 시청률로 지난주와 동일한 수치를 기록, 동시간대 1위 자리 유지에 성공했다. MBC ‘병원선’이 7.9%, KBS2 ‘매드독’이 6.4%로 뒤를 이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