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번호=여성?’…성별확인 후 배달원이 보인 행동

입력 2017-10-26 10:17
사진=트위터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이용되는 ‘안심번호’를 사용해 배달 음식을 시킨 한 남성의 아찔한 경험담이 화제다.

안심번호란 휴대폰 이용자의 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생성된 가상의 1회용 번호를 말한다. 소비자가 사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지난 24일 트위터 이용자 A씨는 “방금 배달음식을 받았는데 너무 소름이 돋았다”며 자신이 겪은 상황을 털어놨다. 그는 “문을 살짝 열었는데 배달원이 문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문을 잡았다”며 “너무 놀라서 순간적으로 닫으려고 했더니 힘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남자인 것을 확인하고 나서 아무 말도 없이 음식만 주고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내가 무서웠던 이유는 이 음식점에서 처음으로 안심번호를 사용해 배달을 시켰기 때문”이라며 “안심번호를 쓰기 전에는 이런 일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너무 무서웠다”며 “만약 내가 여자였으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 음식을 시킬 때는 문 앞에 두고 가 달라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A씨의 경험담은 SNS에서 2만회 넘게 공유됐다. 특히 혼자 거주하는 여성들은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안심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안심번호가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최근 배달음식을 시킨 후 배달원들이 사적 연락을 해왔다는 경험담이 온라인상에 다수 퍼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배달 과정에서 전화번호를 알아낸 배달원들이 “친구하고 싶다” “이상형이다” “혼자 살면 무섭지 않냐”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런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안심번호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지만 ‘안심번호=여성’이라는 일부의 인식 때문에 이마저도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근 배달 앱 업체들은 고객이 쉽게 배달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라이더 실명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