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3분기 1.4% ‘깜짝 성장’ 비결은… 수출과 재정지출

입력 2017-10-26 08:43 수정 2017-10-26 09:11

한국 경제가 올해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됐다.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며 예상을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보였다. 4분기에 ‘제로(0%) 성장'을 하더라도 연 3% 성장이 가능해졌다.

3분기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수출이 견인했다. 추석연휴 전인 9월에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데 힘입어 2분기보다 6.1%나 증가했다. 또 정부 소비가 늘어나고 건설 투자도 예상보다 나아지면서 성장률 상승을 뒷받침됐다.

한국은행은 26일 ‘2017년 3분기 실질국내총생산'을 발표하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대비 1.4%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0년 2분기에 1.7%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7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 실질국내총소득(GDI)도 1.6% 성장했다.

2015년 3분기 1.3%를 기록한 뒤 내내 0%대에 머물던 분기 성장률은 6분기 만인 올해 1분기에 1.1%로 반등했다. 2분기에 다시 0.6%로 꺾이면서 회복세가 주춤해졌지만 3분기에 깜짝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 -2.9%로 감소했던 수출은 3분기에 반도체와 화학제품,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6.1% 상승했다. 수입도 화학제품과 원유 등을 중심으로 4.5%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다소 좋아졌다. 우리 경제 성장세를 떠받치고 있는 건설투자는 2분기 0.3% 증가에 그쳤지만 3분기 건물건설이 늘어나면서 전분기보다 1.5% 증가했다. 반면 2분기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0.5% 증가해 전분기(5.2%)보다는 둔화됐다.


소비 부문에서는 정부 소비가 확대된 반면 민간 소비는 주춤해졌다. 정부 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등이 늘어 전분기보다 2.3% 증가했다. 민간 소비도 의료 등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0.7% 늘었으나 2분기(1.0%)보다는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2.7%를 기록하며 2분기(-0.3%)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다. 2분기 -1.3%로 떨어졌던 건설업 증가율도 1.3%로 회복됐다. 서비스업은 전분기 0.8%에서 0.9%로 다소 증가세가 확대됐다.

이로써 올해 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이자 한은이 지난주 발표한 전망치인 3.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4분기 성장률이 0%에 그쳐도 올해 성장률은 연 3.1%에 달한다. 4분기 0.3% 성장하면 연간으로 3.2%를 넘는다.

◇ 수출의 힘


당초 예상했던 3분기 성장률은 0.8∼0.9%였다. 이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 북한의 잇단 도발과 중국의 사드 보복 와중에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 힘은 수출이 만들어냈다.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0%로 올린 배경도 수출 호조였다.

당국은 3분기 성장률에서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기여도가 6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수출은 유례를 찾기 힘든 호황인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 석유 기계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르게 증가했다. 세계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수출은 지난 10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수출물량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량은 19.8% 늘면서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 수출량은 31.2% 뛰었다. 수출에 힘입어 제조업 성장률은 3분기에 2.7%로 2010년 2분기(5.0%)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