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아버지 부시'가 나를 더듬었다” 여배우 폭로

입력 2017-10-26 08:37

조지 H.W. 부시(93)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2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 여배우 헤더 린드(34)는 2013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휠체어를 타고 드라마 '턴: 워싱턴의 스파이들’의 홍보행사장을 찾아 린드를 비롯해 출연·제작진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린드는 인스타그램에 “부시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중이었는데 그의 손이 뒤에서 나를 더듬었다”면서 “그 옆에 바바라 부시 여사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부시 전 대통령은 '더러운 농담'(dirty joke)도 했다. 바바라 여사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그러지 말라는 듯 눈치를 주기도 했다”면서 “경호원이 부시 전 대통령 옆에 서서는 안된다는 말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린드가 4년 전 일을 뒤늦게 폭로하고 나선 것은 최근 벌어진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과 전직 대통령 5명의 공개적인 활동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전직 대통령 5명은 ‘허리케인 이재민 돕기 콘서트’에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한 게 폭로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린드는 인스타그램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보고 혼란스러웠다”고 쓰면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해시태그(#)를 달았다. ‘#미투’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을 계기로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캠페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부시 전 대통령 대변인은 “유머를 하려다 벌어진 실수”라며 “농담이 기분을 불쾌하게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