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깜짝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막을 올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자로 나섰다. 당초 1차전 시구는 현역 사령탑 시절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업적을 남긴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연맹 회장이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평소 ‘야구광’으로 익히 알려진 문 대통령이 광주를 직접 방문해 야구팬들 앞에 섰다. 대통령이 역대 프로야구에서 시구자로 나선 것은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다.
사실 문 대통령의 시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야구 명문인 부산 경남고를 다니면서 야구팬이 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경희대 재학시절에는 학년 대항 야구대회에서 주장을 맡았다. 사법연수원 시절에는 동호회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는 등 남다른 야구 애정을 보여 왔다. 고교 동문인 고(故) 최동원 선수가 1988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결성을 추진할 때 법률 자문을 맡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야구사랑은 정치인의 길로 접어든 뒤에도 계속 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4월에는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김성한 전 KIA 감독으로부터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출신 박정태와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고 주황색 봉지를 쓴 채 ‘부산갈매기’를 열창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응용 회장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다. 야구팬들은 문 대통령의 등장에 우뢰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시구가 끝난 뒤 더그아웃의 선수들과 악수를 나눈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광주=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