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태블릿 PC를 세상에 내놓은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노광일씨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JTBC가 최씨의 태블릿 PC 관련 보도를 한 지 1주년을 맞아 노씨를 인터뷰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노광일씨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그의 이력과 과거 인터뷰가 회자되기도 했다. 많은 네티즌은 노씨가 세상을 바꾼 숨은 의인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노씨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5월11일 한겨레신문이 그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유명세를 탔다. 노씨는 JTBC의 태블릿 PC입수 경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건물 관리인, 또는 경비원으로 불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결정적 물증인 태블릿 PC를 JTBC 취재진의 손에 들어갈 수 있도록 더블루K 사무실의 문을 열어준 인물이다. 이 때문에 노씨는 탄핵 및 조기대선 사태의 숨은 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보도에 따르면 노씨는 1957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올해 환갑이다. 한겨레신문 창간 독자였고 경향신문 배가 운동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또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최근까지 뉴스타파와 민주언론시민연합, 팩트TV, 국민TV 등 독립언론에 매월 1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노씨는 독립언론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공헌을 한 팬클럽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원이기도 했다. 노씨는 “노사모 초창기 멤버다. 2002년 대선 때는 참 열심히 뛰었다”고 회상했다.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했었다는 노씨는 약사들에게 국민참여경선 신청서를 모으고 후원금을 걷었다고 말했다. 당시 자신이 모았던 국민참여경선 신청서가 200장이나 됐다고 한다. 노씨는 ‘그렇게 하면 노무현이 뭐 복지부장관이라도 시켜 준다고 하냐’는 상사의 핀잔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노씨는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며 “아마도 하늘에 계신 우리 노짱님(노무현 대통령)이 이걸 하라고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노씨가 출퇴근할 때 매고 다니는 가방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그의 책상엔 노무현 재단 달력도 있다. 언론에 관심이 많아진 계기는 중2 대통령 선거 때부터라고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신문 배달을 하면서 방송통신고를 졸업했다.
호텔에서 웨이터 생활을 하면서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55세 정년까지 다녔으며 진급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선 윗사람들한테 아부를 잘 못해서라고 했다.
노씨의 이 같은 이력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역사를 바꾼 시민” “숨은 의인” 등의 찬사를 쏟아낸 이들도 많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