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폭행교수는 2명… “전공의들끼리 봉합수술도”

입력 2017-10-25 00:03 수정 2017-10-25 00:03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부산대병원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공개한 사진. 지도교수의 폭행으로 전공의 다리에 피멍이 들어 있다. 유은혜 의원실 제공

전공의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한 부산대병원 지도교수가 한 명이 아닌 2명으로 드러났다. 지도교수의 무차별 폭행은 장소와 도구를 가리지 않았고, 전공의들끼리 찢어진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 노조의 정재범 지부장은 2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사건을 알리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정 지부장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의 A교수는 최근 간호사들에게 폭언을 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A교수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간호사들은 A교사가 전공의들에게 간헐적으로 폭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노조 측은 전공의들을 인터뷰하며 조사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2014~2015년 자행된 B교수의 폭행까지 드러났다.

정 지부장은 “(A교수에게) 폭행당한 전공의들은 (폭력 정도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인터뷰 과정에서 ‘A교수보다 B교수가 더 심하게 우리를 폭행했다’ 얘기해서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전공의 12명 중 11명을 인터뷰했는데 모두 폭행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정 지부장은 “환자가 안 좋아져도 전공의 탓이고 업무처리가 마음에 안 들어도 폭행이 가해졌다. 너무 다수에게 자행된 일이라 (폭행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B교수의 폭행 수준은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였다. 회식 장소에서 두부와 안면을 때리기도 하고, 야구공으로 가격해 전공의의 머리가 찢어지기도 했다. 정 지부장은 “자기네들이 의사니까 서로 봉합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술용 장비, 뼈 모델 등 비인간적인 도구로 구타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B교수의 폭행을 견디다 못한 전공의들은 2015년에 병원 측에 이의제기를 했다. 그러나 B교수는 징계위원회조차 회부되지 않고 오히려 이듬해 승진했다. 정 지부장은 “정형외과 차원에서 징계 아닌 징계를 내려서 (전공의들과) 분리시켰다. 그 이후에도 폭행이 자행되었는데 2016년도에 기금교수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정 지부장은 이번 사건이 “교수와 전공의 사이에 갑을 관계에 대한 전형적인 문제”라며 “전공의들의 미래, 학위, 학점, 모든 것이 교수에게 통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또 전공의들의 인권을 보호해 줄 기관 등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