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의논할 사람도 없고 특히 아이들이 아프면 정말 어쩔 줄 모르겠어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메콩강가 빌롱시에서 2006년 경북 예천으로 시집온 후인티노아(32·이하 후인)씨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1학년 아들과 함께 산다. 작년 10월 농사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던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아무런 준비 없이 낮선 땅에서 가장이 되었다.
남편과 함께 살 때는 어눌한 한국 말씨에도 크게 불편함이 없었지만 가계를 책임지면서 부족한 언어는 생계에 큰 장애 요인이다. 인근 농공단지 음료회사에서 단순 시간제 노동으로 월 110만 원 정도 버는 것 외에 다른 수입이 없다. 남편이 사망하자 시부모는 자신들도 어려운 형편이지만 땅을 팔아 읍내에 후인씨 명의로 아파트 한 채를 사 주었다. 주거 걱정 없이 손주들을 잘 키워 달라는 부탁과 함께...
하지만 이 아파트로 인해 후인씨 가정은 사회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밥은 안 먹고 집만 보고 살아간다”는 후인씨는 “최소 월 150만원 정도의 수입은 돼야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 텐데, 늘 통장은 텅텅 비어있어요”라고 한탄했다. 염치없지만 부산에 살고 있는 사촌동생에게 손을 내밀곤 한다. 이런 후인씨의 딱한 소식을 접한 K-water 예천수도관리단(단장 권영태) 직원들이 후인씨 가정을 돕기로 했다. 예천수도관리단 ‘물사랑회’는 자신의 급여 중 1%씩 적립한 기금과 회사의 매칭그랜트와 성금으로 가전제품과 생필품을 구입해 전달하고 후인씨 가족을 위해 일자리도 찾아보기로 했다. 이 외에도 예천수도관리단은 노인복지관의 무료급식 봉사와 의료봉사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 지역에서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권영태 단장은 “K-water는 물 전문공기업으로서 지역사회의 어렵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며 물로 나누는 행복을 실천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예천=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