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운드를 장악한 두 외국인 투수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첫 판에서 대결한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24일 광주 북구 전남대 용지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투수로 각각 헥터 노에시(30‧도미니카공화국), 더스틴 니퍼트(36‧미국)를 지목했다. 경기는 오는 25일 오후 6시30분 KIA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노에시는 올 시즌 KIA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30경기에서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1위다. KIA가 정규리그 우승까지 수확한 87승(1무56패) 중 2할은 노에시의 몫이었다. 탈삼진은 모두 149개다.
니퍼트는 다승과 평균 자책점에서 노에시보다 조금 밀리지만 투구만큼은 위력적이다. 모두 161차례 타자를 타석에서 돌려세워 탈삼진 부문 2위에 올랐다. 노에시처럼 30경기에 등판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를 작성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니퍼트의 존재감은 여전히 건재하다.
김기태 감독은 미디어데이 행사에 동석한 투수 양현종을 배려해 1차전 선발의 이름을 ‘헥터’라고 호명하지 않고 “키 순서로 했다”고 말했다. 신장에서 노에시는 192㎝, 양현종은 183㎝다.
양현종 역시 노에시와 다승 공동 1위(20승6패)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은 3.44로 노에시보다 낮다. 적게 실점했다는 의미다. 다만 두산을 상대로는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17로 좋은 기억을 남기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이 양현종보다 노에시를 앞세운 이유는 그래서다.
김태형 감독은 김기태 감독과 다르게 니퍼트의 이름을 외쳤다. 그는 “로테이션상, 그리고 에이스인 만큼 당연히 1차전 선발은 니퍼트로 정했다”고 말했다.
니퍼트의 경우 현역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승수(94승)를 쌓은 베테랑이다. 더욱이 포스트시즌에는 더 강해진다. 니퍼트는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의 ‘일등공신’이다.
헥터와 니퍼트는 올해 두 차례 대결했다. 지난 4월 13일 서울 잠실구장, 6월 21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였다. 모두 헥터가 웃었다. 다만 한국의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니퍼트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