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 “와인스타인은 ‘호색한’이었다”

입력 2017-10-24 13:24
사진=ABC '굿모닝 아메리카' 방송화면 캡처

과거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보도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이 “하비 와인스타인은 ‘호색한(womanizer)'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20대 시절에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한 기네스 팰트로의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데이먼은 23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데이먼은 영화 ‘서버비콘’ 홍보 차 감독인 조지 클루니와 함께 출연했다. 이들은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데이먼은 “그가 호색한이라는 것은 알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와인스타인에게 성폭력·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이 진술한 와인스타인의 모습들은 전혀 본 적이 없다며 “그는 그런 행동을 밖에서 내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비스타인이 팰트로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팰트로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와인스타인이 22세이던 자신을 호텔방으로 데리고 와 마사지를 해달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나는 그때 어린애였다. 그와 계약서에 막 사인한 상태였고 겁에 질려 있었다”고 털어놨다.

데이먼은 1990년대 후반 팰트로의 전 연인인 벤 에플렉에게 이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먼은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함께한 와인스타인과 팰트로 사이에 “합의(agreement)”나 “이해(understanding)”가 있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팰트로는 미라맥스(웨인스타인의 스튜디오)의 퍼스트레이디였고 와인스타인은 정말로 그를 지극히 존중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2004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관련 기사가 보도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NYT 기자 출신인 섀런 왁스먼은 지난 8일(현지시간) 더랩에 기고한 글에서 2004년 NYT가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관련 기사를 보도하려 하자, 와인스타인을 비롯해 데이먼, 러셀 크로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데이먼은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와인스타인에게 여성들을 소개해주는 일을 맡은 미라맥스의 파브리지오 롬바르도에 대한 취재를 멈추라고 압박했다고 썼다.

이날 데이먼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 클루니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서도 “와인스타인은 자신의 성관계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와인스타인의 말을 믿진 않았다”며 “그러려면 내 친구이기도 한 많은 여성 배우들이 그런 일을 당했을 거라 믿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루니는 또 “이 영화계 거물의 성폭행·성추행을 가능케 한 모든 이들에게 마땅한 벌이 내려져야 한다”며 “그런 행동을 할 경우 업계에서 쫓겨나고, 기소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클루니는 할리우드가 업계의 성폭력을 논의 대상으로 삼게 됐다는 점을 희망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과 성추행에 직면한 상황을 지적하며 “우리는 이에 관해 토론해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