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한정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패혈증의 원인균이 녹농균으로 지목됐다. 김씨가 남성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씨 가족의 반려견에 물린 사실과는 별개로 2차 감염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씨가 치료를 받았던 병원 관계자는 24일 “김씨 유족에게 패혈증이 어떤 균으로 인해 발생했는지 설명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이 김씨 유족에 설명한 패혈증의 원인균이 바로 녹농균이다.
녹농균은 슈도모나스과 그람음성균이다. 슈도모나스는 종류만 해도 150종에 이른다. 산소 없이 질산호흡으로 생육이 가능한 슈도모나스과의 특성상 녹농균은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된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세균류라는 얘기다. 푸르스름한 고름을 유발한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이 녹농균에 감염되면 염증,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폐나 신장 등에 감염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의료용 장비에서 종종 검출돼 병원에서 2차 감염을 유발하는 세균류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환자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감염된 세균의 14%가 녹농균으로 알려졌다. 다만 질병을 일으키는 능력, 즉 병원성은 강하지 않은 편이다. 개의 구강을 통한 녹농균 감염 사례는 세계적으로 6건 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신사동의 유명 한정식당인 한일관을 경영했던 50대 여성 김씨는 지난달 30일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최씨 가족의 반려견에 물렸고, 지난 6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최씨 가족이 ‘벅시’라는 이름을 붙인 반려견은 프렌치불독으로, 몸길이 30㎝에 체중 8~13㎏에 불과한 중소형견이지만 투견인 불독의 한 종류다. 김씨 사망을 계기로 맹견을 기르는 견주들의 부주의를 지적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씨와 가족은 비난 여론에 휘말렸다.
최씨 가족은 김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반려견의 공격을 사과했지만 “사인을 반려견에만 단정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로 대중에 호소했다. 최씨 부친은 가족의 인스타그램에 “이웃인 고인은 우리 집 반려견에 물리고 엿새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면서 “치료 과정의 문제, 2차 감염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사인을 단정 짓기 어려운 상태라 들었다”고 적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