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12억 기부받아… 딸 수술비 뺀 10억 빼돌린 정황

입력 2017-10-24 09:08 수정 2017-10-24 09:20

여중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35)이 지난 13년간 후원금 12억여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이영학의 딸과 아내 명의로 된 후원계좌 등을 분석한 결과 총 12억원 가량의 후원금이 들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영학을 딸 친구 강제추행유인 및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긴 경찰은 후원금 유용과 아내 자살방조 혐의 등 남은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 중 후원금의 구체적인 용처가 일부 확인됐다.

이영학의 기부금 유용 의혹은 사건 초반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 외제차를 튜닝하는 등 고급 차량을 3대 이상 몰고 다닌 정황이 드러나면서 후원받은 딸의 치료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희귀병인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는 이영학 부녀는 각종 언론을 통해 사연이 소개된 뒤, 개인 후원 카페를 운영하며 딸 수술비를 모금해왔다.

전담팀을 꾸려 이영학 계좌 내역을 분석해 온 경찰은 계좌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송금된 1억60000만원이 딸의 진료비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후원금을 외제차 구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게 확인된다면 이영학씨에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위반 및 기부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경찰은 서울대병원에 정확한 치료비 지출 내역 확인 중에 있으며 이영학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비롯해 가족, 지인 등의 계좌도 분석 중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