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월호 7시간’ 없다…靑 “대통령 일정 사후 공개”

입력 2017-10-23 15:43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제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전 9시16분에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비서실 일일현안보고를 받고, 26분 뒤 비서실 업무현안보고를 받았다. 오전 11시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 참석했고, 오후 3시50분에는 여민관 집무실에서 안보실 업무현안보고를 받았다. 오후 5시30분에는 충북 충주종합운동장에 들러 제98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앞으로는 모든 국민이 이 같은 대통령의 일정을 일주일 단위로 사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는 23일 문 대통령의 한 주간 일정을 매주 월요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사후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홈페이지에 지난 6월부터 이달 셋째 주까지의 대통령 공식 업무와 내부 회의 일정을 올렸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통령 일정 공개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이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이 불분명해 ‘세월호 7시간’ 의혹이 이는 등 대통령의 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 데 따른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좌담회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해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문 대통령 취임 초창기에는 홈페이지에 대통령 일정이 공지됐다. 하지만 이후 업데이트가 잘 이뤄지지 않아 대통령 공약이 이행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는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공식 업무 가운데 특수성을 고려해 비공개해왔던 일정들도 공개 대상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호상의 필요 등을 감안해 일주일 단위로 사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9월까지의 비공개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 일정 공개의 구체적 방침이 확립되기 전”이라며 “너그러이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향후 대통령 일정 사후공개가 잘 정착되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더욱 구체적인 대통령 일정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일본은 분 단위로 대통령과 총리의 일정을 공개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 등 부작용을 고려해 대통령 일정 공개와 관련된 구체적 방침을 정했다”며 “다만 공개 범위와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게 기본 기조”라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화면 캡처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