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수배 글을 올린 경찰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경찰 게시글이 1000번 이상 공유되면 도넛을 사들고 와 자수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던 범인이 게시물 공유가 4000건이 넘자 약속을 지켰다.
미국 미시간주 레드퍼드 경찰은 지난 6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주택 침입 강도 사건의 범인을 찾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음주운전과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마이클 제이델(21)이 경찰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그는 7일 “걱정하지도 않는다. 경찰의 다음 게시물이 공유 1000건을 넘으면 도넛 12개를 들고 경찰에 자수하러 가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관내 학교의 쓰레기도 다 줍겠다”며 “공유를 그만큼 받을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 조롱했다.
레드퍼드 경찰은 7일 바로 자이델의 도전을 수락하며 시민들에게 공유를 부탁했다. 경찰은 샴페인 토리노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자이델의 도전장을 캡처해 올리며 “여러분은 우리가 도넛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실 겁니다. 레드퍼드를 더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 게시물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4000번 이상 공유됐다.
페이스북 게시물의 공유가 1000건이 넘었는데도 자이델이 경찰에 찾아오지 않자 레드퍼드 경찰은 11일 페이스북에 또 다른 수배 게시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자이델의 사진과 신상정보까지 게재했다.
결국 16일 오후, 수배자 자이델은 약속대로 도넛을 들고 경찰에 제 발로 찾아왔다. 경찰 측은 16일 “오늘 저녁 6시30분쯤 마이클 자이델이 약속을 지켰습니다. 제 발로 걸어온 건 물론이고 도넛과 베이글도 들고 왔습니다”라며 도넛을 들고 웃으며 걸어오는 자이델의 사진을 올렸다. 이어 “페이스북 글을 공유해주신 분들과 긍정적 댓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자이델은 그 다음날 지방법원 법정에 섰다. 법원은 17일 집행 유예를 어긴 자이델에게 징역 39일을 선고했다. 법정비용과 벌금을 모두 지불하지 않으면 최대 30일이 추가 연장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