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전 대표를 향해 “비겁하다”고 직설적인 비난 발언을 꺼냈다.
서청원 전 대표가 전날 홍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6년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호가호위했던 분이다. 그 분이 그렇게 말하려면 탄핵을 막았어야 한다. 탄핵 때는 숨어 있다가 자기 문제가 걸리니까 이제 와서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마친 뒤에는 친박계 및 보수통합 관련 이슈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국가적 문제로 미국에 가는데 (방미 목적이) 희석돼선 안 된다”며 “그 문제는 더 이상 질문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탈당 문제는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서 다시 얘기하자는 거였다.
그러나 기자들과 대화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다가 뒤를 돌아보며 한마디 덧붙였다. “6년 동안 이 당을 농단했던 사람들인데 쉽게 물러나겠나.”
홍 대표는 자신의 방미와 관련해 “마치 임진왜란 앞두고 일본에 가는 그런 느낌이 들지만 그때처럼 당리당략에 의한 판단이나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핵인질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핵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 핵동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조야에 핵동맹을 요청하기 위해 출발한다. 진솔하게 한국의 뜻을 전달하겠다. 월스트리스저널과 인터뷰도 얘기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주말까지 워싱턴에 머물면서 5000만 국민이 핵인질이 돼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민의 여론을 미국 조야에 전달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