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시구 연습 하고 계시죠?" 문 대통령, '단군 매치' 1차전 광주에 올까

입력 2017-10-23 09:46
야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호랑이(KIA 타이거즈)와 곰(두산 베어스)의 사상 첫 ‘단군 매치’가 열리는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시구자로 나설까?
오는 25일 챔피언스필드에서는 2017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의 주인공을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시작된다. 팬들의 관심은 호랑이와 곰의 승부와 함께 누가 한국 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나설 지에도 쏠려있다.

문 대통령이 1차전 시구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대선 참여 리그’라는 야구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닷컴은 투표 권장 인증사진을 올리면서 응원하는 프로야구팀을 선택하게 했다. 특히 ‘문재인의 생애 첫 시구는?’이라는 문구와 함께 각 프로팀의 인증사진 포인트를 공개하며 경쟁을 유도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투표 권장 인증사진을 가장 많이 올린 팬들의 팀에 가서 첫 번째 시구를 하겠다는 내용의 이벤트였다. 결과는 광주가 연고지인 KIA가 521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월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김성한프로야구 전 기아 타이거즈 총감독으로부터 '해태타이거즈' 유니폼을 선물받고 있다. 국민일보 DB

공약은 철저하게 지켜 온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찾게 될 야구장은 광주 챔피언스필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 시즌 KIA가 정규시즌 챔피언 자격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르게 되면서 공약 이행을 위한 멍석이 보기 좋게 깔리게 된 셈이다.

문 대통령과 야구는 깊은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먼저 야구 명문 경남중학교와 경남고등학교 출신이다. 고교 동문인 고(故) 최동원 선수가 1988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결성을 추진할 때 법률 자문을 맡았다. 그 인연으로 최 전 감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 직접 선거운동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야구 실력도 뛰어나다. 경희대 재학 때에는 교내 학년 대항 야구대회 주장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법연수원 시절에도 동호회팀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포스트 시즌의 시구자는 KBO가 직접 선정한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민소통 차원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