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마동석 “집요한 윤계상, 해낼 줄 알았다” [인터뷰]

입력 2017-10-22 22:31
영화 '범죄도시'에서 열연한 배우 마동석.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배우 윤계상(39)은 그동안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기에 매달려왔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뒷이야기를, 영화 ‘비스티 보이즈’(감독 윤종빈·2008)와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에서 호흡 맞춘 마동석(46)이 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사실 ‘범죄도시’의 통쾌함이 극대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악당이 얼마나 악랄하게 그려지느냐’였다”며 “특히 장첸(윤계상)이 관객의 공분을 살 정도로 악해 보여야 했다. 그런데 계상이가 그 역할을 굉장히 잘해줬다”고 극찬했다.

‘범죄도시’의 주연 겸 기획을 맡은 마동석은 “장첸 역 캐스팅 당시 감독님이 악역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이후 그 배역에 계상이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반가웠다”며 “계상이의 집요한 면을 알기 때문에 분명히 뭔가 해낼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계상이 호스트 역을 소화했던 ‘비스티 보이즈’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계상이가 원래 술을 잘 못 마셔요. 취해본 적도 거의 없죠. 그런데 어느 날 감독님이랑 저에게 ‘맥주 한 잔 하자’는 거예요. 마시다가 혼자 화장실 가서 토하고 오고…. 그렇게 역할에 몰입하려는 집요함이 있더라고요.”


마동석은 “존경하는 고(故) 조경환 선생님이 예전에 내게 ‘이런 덩치로 배우를 하려면 여러 어려움이 있을 거다. 선입견 때문에 원하는 역을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다”면서 “그래서 내가 계상이의 마음을 잘 안다. 계상이는 아마도 가수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제가 예전에 보디빌더 웨이트 트레이너를 했잖아요.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계속 시기를 놓쳤죠. 드디어 연기를 하게 됐는데, 처음 들었던 얘기가 그거였어요. 체중 120㎏짜리 근육 덩어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사실 저도 예상한 부분이어서 좌절하지는 않았어요(웃음). 연기로 어떻게든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으리라 믿으며 열심히 했죠.”

‘범죄도시’의 성공은 형사 마석도 역의 마동석과 조선족 조직폭력배 두목 장첸 역의 윤계상을 중심으로 한 완벽한 앙상블에서 비롯됐다. 조연진이 그 위에 살을 덧대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형사 팀의 홍기준 허동원 하준, 장첸파의 진선규 김성규 등이 바로 그들이다.

마동석은 “우리 영화에 나온 후배들을 앞으로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다들 성품이 착하고 연기도 너무 잘한다. 대부분 오디션을 통해 뽑혔는데 다들 실력이 쟁쟁하다”고 치켜세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도시’는 조선족 폭력조직과 그들을 잡으려는 강력계 형사들의 대결을 그린 범죄액션물이다. 거센 입소문을 타고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는 14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5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