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이자 배우인 최시원의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이 문 유명 음식점 대표가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건이 21일 알려지면서, ‘페티켓’(Petiquette)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페티켓이란 반려동물을 뜻하는 영어 펫(pet)과 사교상 예의범절을 일컫는 에티켓(etiquette)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반드시 숙지하고 지켜야 할 예절을 이르는 말이다.
유명 음식 체인인 한일관 대표 김모(53·여)씨는 지난달 30일 자택인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에서 최씨의 가족이 키우는 맹견 프렌치불독에 정강이를 한 차례 물린 뒤 지난 3일 패혈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는 목줄을 하지 않은 채로 있다가 김씨를 물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처럼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개들에게 사람이 물려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 물림 사고 발생건수’는 2011년 245건에서 갈수록 늘어, 2015년 1488건, 2016년 101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046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페티켓을 제대로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신에겐 귀여운 반려견이지만 남들에게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개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페티켓은 외출 시 목줄이나 입마개 착용이다. 공원이나 놀이터에 가면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반려동물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독일은 실외에서 목줄을 풀기 위해서는 ‘반려견 목줄 면허’를 따야 한다. 이 면허는 목줄 없이도 개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부여된다. 또 스탠포드셔 테리어, 아메리칸 핏불, 불테리어, 도사 등 맹견 4종에 대해서는 외출 시 입마개를 필수적으로 착용토록 했다.
또 영국은 공공장소에서 모든 개가 견주의 신상 정보가 적힌 목줄을 착용토록 했다. 아일랜드는 16세 이상의 개 면허증을 가진 사람만이 반려견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항상 목줄과 이름표를 달도록 했다. 한국에서는 목줄 착용이 동물보호법으로 지정돼 있지만 강력한 제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엘리베이터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는 소형견은 직접 품에 안고, 대형견은 다리 사이에 끼우거나 내부 구석에 있게 하는 편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목줄이 엘리베이터 문틈 사이에 끼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
출입이 제한된 공간에 반려동물을 데려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특히 마트, 빵집 등 음식을 파는 곳의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한다.
외출 시 배변봉투를 지참하는 것도 페티켓의 하나다. 반려견의 대변이나 소변으로 악취가 나거나 미관상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이다. 배변봉투를 들고 다니기 귀찮을 경우에는 개 전용 가방을 사서 개 등 뒤에 메도록 해야 한다. 그 안에 배변봉투와 물을 넣고, 대변은 봉투에 넣고 소변은 물로 흘려 씻어야 한다.
이밖에 소형견의 경우 발에 치이지 않게 안아서 이동하고,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켄넬(개집)에 넣어 이동해야 한다. 또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해 다른 반려동물과 접촉해 질병을 옮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