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일반담배 못지 않게 폐에 유해” 美 연구팀 결과

입력 2017-10-22 16:42
전자담배를 피는 모습. 국민일보DB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못지않게 폐에 유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일반담배 흡연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유해 가능성까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흡연자, 비흡연자 등 44명의 타액과 호흡기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호흡기 중환자 관리의학지’에 발표했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 흡연자 모두 타액에서 산화 스트레스 및 폐 질환관련 방어기제의 활성화를 보여주는 생체지표가 증가했다. 또 ‘뮤신5AC’를 비롯한 점액성분도 양쪽 모두에서 증가했다. 이런 성분의 과잉 분비는 만성 기관지염, 천식, 기관지확장증 등과 관련 있다.

 게다가 일반담배 흡연자에서는 없는 독특한 면역 반응 유발체가 전자담배 흡연자의 기도와 타액에서 발견됐다. ‘호중성 과립구’와 ‘호중구 세포외 덫’(NETs) 관련 단백질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병원체에 신체가 대응하는 과정의 산물이긴 하지만 그 수가 늘어나면 낭포성 섬유증, 만성폐색성폐질환(COPD) 등 염증성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NETs는 폐 이외의 부위에선 혈관을 비롯한 여러 신체 기관 조직의 내피세포와 상피세포의 죽음과도 관련 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하지만 NETs의 발견은 전자담배 흡연이 루푸스병, 건선 등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만성 염증성 질환까지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해로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라면서 “일반담배를 전자담배로 교체하는 게 더 건강에 좋다는 생각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