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자금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 서청원· 홍준표 막장 폭로전

입력 2017-10-22 15:06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준표 대표 자격과 당 운영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서청원 의원(왼쪽)과 홍준표 대표. 뉴시스

보수정당 전·현직 대표들이 불법 자금 수수 전력과 관련한 흑막을 거론하며 폭로전을 벌이고 있다.

2002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 의원은 22일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2015년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내게 협조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노욕에 노추(老醜·늙고 추함)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老)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라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홍 대표에게 칼을 겨눴다. 서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당시 홍 대표가 내게 협조 요청을 한 일이 있다.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요청은 홍 대표가 먼저 했기 때문에 관련 내용에 대해선 그에에게 먼저 물어보라. 만약 홍 대표가 진실을 얘기하면 그냥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가 진실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즉시 반격에 나섰다. 이날 SNS를 통해 “나는 다른 친박을 살리려고 박근혜 정권이 사건을 만들어 1년6개월 고통을 받았던 소위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며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서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고 맞섰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이 주장하는 ‘협조 요청’은 윤 전 부사장과 관련한 자신의 ‘항의성 전화’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 수사 당시 2015년 4월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해 ‘나에게 돈을 줬다는 윤모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 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이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최근) 서 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내가 그(서청원)를 출당시키면 폭로할 듯이 협박하고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 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홍 대표는 또 “거액의 정치자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을 때 MB에게 요구해 감형, 석방시켜 주고 사면해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에게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은 무슨 앙심이 남아서인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유치한 협박에 넘어갈 홍준표로 봤다면 참으로 유감”이라며 “불법 자금은 먹어본 사람이 늘 먹는다.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 없다”고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지난 2015년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 전 회장의 주머니에서 여권 정치인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메모가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홍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2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지난 대선에 한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

<다음은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서청원의원께서 한 기자회견에 대한 보고 잘 들었습니다.

별도의 기자회견 보다는 이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나의 자격 문제입니다.

나는 다른 친박들 살릴려고 박근혜정권이 사건을 만들어 1년 6개월 고통을 받았던 소위 성완종리스트의 최대 피해자입니다.

이 사건 수사 당시 2015.4.18 오후 서청원의원에게 전화를 해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모씨는 서대표 사람 아니냐?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 라고 요청한 일이 있습니다.

그 이후 수사및 재판과정에서 서청원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 한일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지난번 9월초 만찬시에 지난번에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막말로 비난하는 것을 본 나로서는 한시간 반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자기의 변명과 마치 내가 그때 회유전화 한양 흘리면서 협박 하는것만 묵묵히 들었습니다.

그후 서청원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내가 그를 출당시키면 폭로할듯이 협박하고 그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하여 매장 시키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서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 하지 말라고 요구 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봅시다.

나는 지난 대선때 당의 요청대로 징계해제 신청을 했고 당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때까지 당원권정지를 정지하여 현재 당원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부정을 숨기기 위해 나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사건에 대해 나에게 사과하고 반성은 하지 않고 그것을 빙자해 나의 당원권 시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 무치한 반발입니다.

거액의 정치자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있을때 MB에게 요구하여 감형 시켜 석방시켜 주고 사면해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나에게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은 무슨 앙심이 남아서 인지 참 알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 유치한 협박에 넘어갈 홍준표로 보았다면 참으로 유감입니다.

불법자금은 먹어본 사람이 늘 먹습니다.

나는 보수재건의 열망으로 당원과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제1야당의 대표입니다.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수는 없습니다.
노욕에 노추로 비난 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십시요.

다시 한번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시기 바랍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