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성완종 리스트'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자신에게 협조 요청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노욕에 노추(老醜·늙고 추함)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老)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고 재반박했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시기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다른 친박을 살리려고 박근혜 정권이 사건을 만들어 1년6개월 고통을 받았던 소위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수사 당시 2015년 4월 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해 '나에게 돈을 줬다는 윤모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 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이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이 말한 지난달 3일 저녁식사 자리에 대해선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막말로 비난하는 것을 본 나로서는 한 시간 반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며 "자기의 변명과 마치 내가 그때 회유전화를 한양 흘리면서 협박하는 것만 묵묵히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후 서 의원의 측근이 찾아와 내가 그를 출당시키면 폭로할 듯이 협박하고 그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 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하기도 했다"며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고 맞받았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이 자신의 당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나는 지난 대선 때 당의 요청대로 징계해제 신청을 했고, 당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당원권 정지'를 정지해 현재 당원 신분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부정을 숨기기 위해 나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사건에 대해 나에게 사과하고 반성은 하지 않고 그것을 빙자해 나의 당원권 시비를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반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홍 대표는 "거액의 정치자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을 때 MB에게 요구해 감형, 석방시켜 주고 사면해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에게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은 무슨 앙심이 남아서인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유치한 협박에 넘어갈 홍준표로 봤다면 참으로 유감"이라고 역폭로에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불법자금은 먹어본 사람이 늘 먹는다. 나는 보수재건의 열망으로 당원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제1야당의 대표"라며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