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문제로 운영을 못할 뻔했던 페이스북 페이지가 유튜브까지 진출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무한도전 레전드’는 MBC의 저작권 요청으로 인해 ‘게시물 일괄 삭제’ 처분을 받았다. 운영자는 직접 그림을 그리는 기지로 페이지를 계속 운영해나갔다.
‘무한도전 레전드’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영상이나 캡처 본으로 게재하는 페이지다. 2014년 지상파 방송사는 네이버 TV캐스트로 온라인 영상 제공처를 바꿨다. 이전 유튜브에 올라왔던 클립 영상 분은 모두 국내 접근 금지 처리됐다.
합법적으로 클립 영상을 보는 것이 어려워지자 페이스북 페이지 ‘무한도전 레전드’는 인기를 끌었다. SNS의 미흡한 저작권 의식도 여기에 가세했다. 무한도전 레전드는 팔로워 57만 명에 달하는 인기 페이지 반열에 올랐다.
저작권 지적을 계속 받아오던 이 페이지는 결국 8월 7일 MBC의 신고로 모든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후 페이지의 앞날을 고민하는 글을 올리자 한 이용자는 “그림을 그려서 올려라”는 기발한 조언을 남겼다. 운영자는 이를 받아들여 “영상과 캡처 다 못 올리니까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겠다”며 그림을 그려 올리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이내 이전보다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그림판과 마우스로 대충 그린듯했지만 기존 영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식 페이지보다 재밌다며 무한도전에서 정식 콘텐츠로 기용되길 바란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페이지 운영자는 ‘무한도전’에 국한되지 않고 뮤직비디오를 따라그리기 시작하면서 불법 게시글이 아닌 고유의 콘텐츠를 구축했다. 운영자의 게시글은 ‘마스터 발그림’ 라는 계정으로 유튜브까지 진출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4만8000명 최고 조회수는 34만 회를 넘겼다.
아류작까지 생기며 인기를 키우고 있지만 저작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