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난입한 '불청객'과 가족이 된 신혼부부

입력 2017-10-22 20:00
마릴리아 피에로니와 마테우스 고메스 마르틴스는 지난달 많은 하객들을 초대해 결혼식을 올렸다. 출처: 사진작가 필리페 팔루데토 홈페이지 캡처

브라질의 한 신혼부부가 결혼식장에 난입한 떠돌이 개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20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도도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에 사는 마릴리아 피에로니와 마테우스 고메스 마르틴스 부부는 지난달 야외 결혼식을 올리다가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부부는 야외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폭우가 계속돼 천막 아래서 식을 진행했다. 결혼식이 시작할 때쯤 어디선가 흙투성이 떠돌이 개 한 마리가 식장에 나타났다. 그러자 하객들은 개를 쫓아 버렸다. 

하지만 이 개는 신부 입장을 위한 노래가 울려 퍼지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대뜸 신부 마릴리아의 웨딩 드레스 자락에 드러누웠다.

브라질의 한 신혼부부가 결혼식장에 난입한 떠돌이개를 가족으로 맞이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상파울루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떠돌이개가 신부의 드레스 자락에 누워있는 모습. 출처: 사진작가 필리페 팔루데토 홈페이지 캡처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무도 개를 건드리지 못했다. 다행히 마릴리아는 따뜻하게 떠돌이 개를 반겨줬다. 그는 "난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고도 놀라운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개는 결혼식 내내 식장에 머물다가 밤이 으슥해지자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부부와 이 개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부는 개를 수소문해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부부는 일주일 넘게 결혼식에 찾아 온 개의 행방을 찾아 다녔고 마침내 다시 만났다. 부부는 개에게 '스눕'이라는 이름을 붙여 줬다.

마릴리아는 "스눕이 우리를 찾아온 건 뜻밖의 기쁨이었다. 일주일이 더 지나고 나서도 그가 눈에 밟혔다. 그를 오래도록 찾던 중 바로 얼마 전, 지역 주민에게 개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잘 적응하고 있다"며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올린 결혼식이 결국 셋이 됐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기쁘다. 앞으로 우리 세 식구가 함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웃었다.

부부는 개를 수소문해 입양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