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마스터키’가 14일 첫 방송에서 혹평을 받은 가운데, 2회에서 평판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스터키는 방영 전 방 탈출 혹은 추리게임을 예상케 하는 박진감 넘치는 예고편을 공개했다. “마스터키를 지니고 있는 플레이어를 게임을 통해 찾는다”라는 포맷이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tvN ‘더지니어스’ 시리즈와 JTBC ‘크라임씬’의 뒤를 잇는 치밀한 심리 게임을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마스터키에게서 보인 것은 2007년 종영한 SBS 인기 예능 ‘X맨’이다. 두뇌게임을 기대했지만 실상은 단순한 몸게임으로 채워져 있었다.
안일한 콘텐츠들은 버라이어티쇼로서도 실패였다. 두 팀을 나누어서 게임을 진행하며, 게임에 승리한 팀은 마스터키를 가진 사람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마스터키 주인에게는 들키지 않는 것 외에 특별한 미션이 없다. ‘X맨’이 게임의 승리를 방해하며 분량과 재미를 선사했다면 마스터키 주인은 마지막에 밝혀지는 것 외에 아무런 역할도 없다.
각 팀에 한 명씩 배치된 여자 출연자를 다루는 방식마저 시대착오적이다. 게임 중 하나인 ‘우산 꽃이 피었습니다’는 “여성 출연자를 먼저 안아 드는 팀이 승리”라는 게임 방식에는 많은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화제성을 위해 억지로 남녀를 연결하는 ‘러브라인’을 만드는 방식마저 2000년대 예능과 유사했다.
엑소, 워너원, 아스트로 등 인기 스타들과 화려한 세트장, 그리고 마니아층이 두터운 심리전으로 무한도전의 대항마로 예견됐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 인기를 모은 클립은 모두 남자 출연자들의 인기에 기댄 영상이었다. 시청자의 개입을 노려 와처(Watcher) 사전투표를 진행했지만 사실상 인기투표였다. 노련한 고정 출연자 이수근, 전현무, 김종민, 헨리의 활용 역시 드물었다.
이미 2화의 촬영은 끝난 상태라 많은 부분이 바뀌긴 어렵다. 앞으로 점차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오랜 시간 사랑받는 예능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