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왜 스타벅스일까”… 알쏭달쏭 브랜드名 유래는?

입력 2017-10-20 21:12
사진=스타벅스 인스타그램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스타벅스가 지난해 국내 점포수 1000개 돌파와 매출 1조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제 스타벅스가 없는 지역은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왜 ‘스타벅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는 스타벅스에게만 해당되는 사안은 아니다. 길을 가다 보이는 간판에서 한글을 찾기 힘든 요즘, 어려운 외국어로 구성된 브랜드명(名)의 의미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스타벅스(Starbucks)라는 명칭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Moby Dick)’에 등장하는 고래잡이배 피쿼드 호의 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에서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특유의 초록색 원형 마크는 사이렌(Siren · 여인의 머리와 새의 몸을 가졌다고 전해지는 그리스 신화 속 괴물로, 매혹적인 노래를 불러 근처를 지나는 배들을 좌초시켰다)의 형상을 응용해 만들었다.

사진=이디야 인스타그램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의 이름 역시 외국어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한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EDIYA)는 에티오피아 말로 ‘대륙의 유일한 황제’를 뜻한다. 카페베네(Café Bene)는 프랑스어로 ‘커피’를 뜻하는 café와 ‘좋다’는 의미를 가진 ‘bene’를 합쳤다.

사진=각 브랜드 페이스북

식품 업체 외에 외국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산업으로 화장품을 빼놓을 수 없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Innisfree)’는 아일랜드의 도시 슬라이고(Sligo) 근처에 있는 호수 속의 작은 섬에 붙여진 지명이다.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예이츠(William Yeats)의 대표적인 서정시 ‘이니스프리의 호도(The Lake Isle of Innisfree)’에도 등장한다. 

라네즈(La Neige)는 프랑스어 정관사 ‘la’와 눈(雪)을 뜻하는 ‘neige’를 함께 표기한 것이다. 베리떼(Vérité) 역시 우리말 ‘진리’로 해석되는 프랑스 단어다. 이자녹스(ISAKNOX)는 프랑스어와 라틴어의 합성어다. ‘이자(ISA)’는 아름답고 우아한 프랑스 여성의 애칭이며 ‘녹스(KNOX)’는 라틴어로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밤의 여신의 이름이다.

사진=CJ제일제당 홈페이지 / 아리따움 페이스북

하지만 알쏭달쏭한 외국어 브랜드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류 브랜드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순우리말 이름이다. ‘참이슬’의 경우 기존 명칭이었던 한자어 진로(眞露)를 우리말로 바꾼 것이다. ‘해찬들’과 ‘비비고’ 그리고 화장품 브랜드 ‘아리따움’ 등 최근에는 이렇게 순우리말 브랜드 이름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외국어·외래어를 활용한 어려운 이름을 사용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인사동에 가야 한글 간판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내 업체의 명칭만큼은 뜻모를 외국어보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