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프로축구연맹 청탁 받고 기사 재배치

입력 2017-10-20 16:33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에 의한 뉴스 재배치에 대해 발표한 공식 사과문의 일부. 네이버 캡처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축구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재배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엠스플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 고위층은 '축구연맹을 비판하는 기사를 뉴스 수용자가 잘 볼 수 없는 곳에 재배치해 달라'는 축구연맹의 청탁을 수용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축구연맹은 2016년 10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가 쓴 '한국프로축구연맹, 누군가를 처벌할 자격이 있나'라는 기사의 배치에 대해 네이버에 청탁했다.

 당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는 전북 현대의 심판 매수 사건과 관련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내린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했다. 이 기사는 2016년 10월 3일 오전 9시 55분 네이버 스포츠 축구면에 배치됐다. 낮 12시 44분까지 이 기사는 많은 댓글과 '좋아요'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기자사 재배치됐고, 갑자기 댓글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엠스플뉴스'는 청탁의 근거로 축구연맹 관계자와 네이버 고위관계자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이날 오후 2시 10분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성숙 대표는 "감사 결과,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언론 취재의 대상인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러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재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해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네이버는 기사를 재배치한 당사자에 대해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며, 감사가 끝난 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