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밤 방송된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유수경 살인사건이 ‘살인’이 아님이 밝혀졌고, 홍주의 길몽은 순식간에 흉몽으로 바뀌었다. 계속되는 긴박한 전개에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18일에 이어 이날 방송에서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했다.
◇ “날 믿어줘”
15화는 한우탁(정해인 분)과 그의 집에 침입한 도학영(백성현 분)의 대치 상황으로 시작됐다. 학영은 “나 이대로 살인자 돼버리면 네 비밀, 경찰에 다 까발릴 거다”라고 협박하며 “그러니까 네가 어떻게든 내 무죄 밝혀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담담하게 사직서를 들고 오며 “넌 자수하고 난 사직서 내자”고 하는 우탁에게 학영은 “내가 오죽하면 이러겠느냐, 좀 믿어준다고 말해주면 안 되는 거냐”며 종전의 강한 태도와 달리 눈물을 보였다. 진짜 우탁을 협박하려 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절박한 마음을 표현했던 것. 결국 학영은 자수했고, 경찰에 체포됐다.
우탁은 경찰차에 몸을 싣는 학영을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때 찝찝함을 이기지 못한 남홍주(배수지 분)가 택시를 타고 급히 우탁을 찾아와 “괜찮냐”고 물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단서를 얻고 싶었던 우탁은 홍주에게 꿈에서 어디까지 봤는지 물었다. 하지만 홍주가 본 것은 도학영이 들어와 “억울하다, 내 편이 되어 달라”고 말하는, 이미 현실에서 일어난 부분까지였다.
◇ 어떻게 장담합니까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는 체포된 학영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학영은 “친구가 법을 믿고 자수하라고 말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홍주네 가족, 그리고 정재찬(이종석 분) 형제와 아침 식사를 하던 우탁은 “재찬씨에게 고백할 게 있다”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 그리고 “방금 뉴스에 나온 도학영이 내 친구다. 고등학교 친구였고 1년 전까지 룸메이트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재찬에게 “학영이 사건 재찬씨한테 배당된다. 그래서 자수하라고 했다”고 예지몽의 내용을 말해줬다. 그리고 “재찬씨라면 학영이 무죄 밝혀줄 것 같아서”라고 자수를 권유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홍주는 “무죄인 걸 어떻게 아느냐”며 반박했다. 우탁은 “학영이를 오래 겪어봐서 안다”고 했지만 재찬 역시 “사람 죽일 친구가 아니라는 것, 어떻게 장담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우탁은 “유죄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재찬은 “아니다”라고 대답했지만 곧이어 “하지만 무죄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출근하는 길, 재찬과 홍주는 커피숍에 들러 이야기를 나눴다. 홍주는 “난 도학영이 100퍼센트 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정황증거가 학영을 가리키고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그리고 “난 도학영이 죗값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고, 재찬씨가 못해내면 나 실망할 것 같다”며 협박조로 말했다.
한편 그날 밤 홍주는 행복한 꿈을 꿨다. 재찬이 자신을 위한 반지를 사는 꿈. 그러나 이 꿈에는 무서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현재의 홍주는 알지 못했다.
◇ ‘불상의 도구’
출근한 홍주는 유가족이 추가 고소를 진행했다며 고소 대리인인 이유범(이상엽 분) 변호사를 만나라는 선배의 지시를 받았다. 그와의 만남이 내키지 않았지만 홍주는 마지못해 유범의 사무실로 향했다. 유범은 “수사가 지지부진하면 유가족이 얼마나 속이 타겠느냐, 그래서 내가 대신 형사고소를 해준 거다”는 말을 했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는 홍주에게 유범은 “이번만큼은 내가 정재찬 검사와 같은 편이라는 뜻”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한편 재찬은 최담동(김원해 분) 계장에게 “이 사건 기소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며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최 계장은 “전 국민한테 찍힌다”고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엉뚱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재찬은 최 계장에게 “여쭤볼 게 있다”며 조언을 구했다.
잠시 후 참고인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재찬은 모든 선배들에게 조사를 참관해줄 것을 부탁했다. “오늘 조사할 때 선배들한테 보여주라, 분명 같이 고민해줄 것”이라는 최 계장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모두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도학영이 무죄일 수 있음을 선배들에게 보여주고 설득하기 위함이었다.
곧 “도학영과 어떤 사이냐”는 질문으로 조사가 시작됐다. 우탁은 “고등학교 동창이고 1년 반 전까지 룸메이트였다”고 사실대로 대답했다. “한우탁씨도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대답하며 “그래서 나도 오해했다”고 말했다. CCTV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찍히지 않았기 때문.
◇ “사고사일 확률도 있으니까”
“왜 오해라고 생각하느냐”는 재찬의 물음에 화면은 다시 홍주와 유범이 있는 사무실로 전환됐다. 유범은 “사고사일 확률도 있다”며 “내가 도학영 변호사라면 그렇게 주장했을 것”이라는 의외의 주장을 내놓았다. 사고사라면 시신 옆에 피로 그린 기하학적 그림이 설명이 안 된다는 홍주의 반박에 유범은 “도학영에게서도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근거를 들었다.
화면은 다시 조사실로 바뀌었다. “범행 후 치웠을 것”이라는 재찬의 말에 우탁은 “그건 추측이다. 추측은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단호히 맞섰다. 그러면서 “학영이가 그렸다는 걸 검사가 증명해야 죄가 성립되는 것”이라며 그림을 그린 사람이 아직 누군지도 모르지 않느냐며 도리어 재찬과 최 계장을 공격했다. 그리고 “‘불상의 도구’가 무엇인지 공소장에 써야 한다. 안 쓰면 공소 사실이 특정되지 않는다”며 “이는 공소 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적 조항을 근거로 맞섰다.
◇ 법리대로 하면 절대 기소 못 해
“난 이번 사건이 강대희 사건처럼 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며 자신과 손을 잡을 것을 제안했다. 홍주는 “그쪽이 편 안 들어줘도 잘 해낼 것”이라며 거절했지만 유범은 “증거가 부족하다. 이 상태라면 기소 못 한다”며 반 협박조로 말했다. 그리고 서류뭉치 하나를 건넸다. 그 속에는 도학영 부자의 신상 기록이 담겨있었다. 도학영의 아버지는 마약사범이었다. 본인 역시 폭행·절도 등 학창시절에 각종 사고를 쳤다. 유범은 기자인 홍주가 이것을 세상에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 사실이 공개되는 순간 ‘네티즌 수사대’가 출동하리라는 것을 예상한 행동이었다. “여론몰이를 하라는 소리냐”는 말에 “법리대로 하면 재찬이는 절대 기소 못한다”며 유범은 홍주를 협박했다.
홍주는 그길로 재찬을 데리러 갔다. “아직 기소 못 했다”는 재찬의 말에 놀란 홍주는 “증거가 부족하냐”고 물었다. 이에 재찬은 “퍼즐을 맞췄는데 계속 안 맞는 퍼즐만 나왔다”며 이류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유수경 선수는 평소 이석증으로 자주 쓰러졌다. 그리고 피로 그린 그림을 분석해보니 한붓그리기였다. 13분 동안 족적 하나 묻히지 않고 한 번에 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림은 바로 로봇청소기가 그렸던 것. 열린 창문을 통해 로봇청소기는 땅에 떨어졌고 정황을 모르는 누군가가 주워 버린 것이었다. 도학영은 무죄였다.
◇ “당신을 실망시키는 게 죽었다 깨어나도 싫을 만큼 좋아합니다”
재찬은 뜬금없이 “좋아합니다”라는 말을 꺼냈다. “당신을 실망시키는 게 죽었다 깨어나도 싫을 만큼 좋아한다”는 고백의 말과 함께 “그래서 어떻게든 도학영 기소하고 싶었는데 아닌 걸 우겨서 기소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해를 구했다. 그리고 “당신을 많이 좋아하지만 그 사람 인생 앞에서 내 감정은 ‘겨우’였다”며 실망시킨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하지만 홍주는 결코 실망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미소를 보냈다.
재찬은 다음날 ‘구속석방품신’을 제출했다. 조사 과정을 모두 지켜본 선배들이 재찬의 뜻에 동의하고 지지해주었기에 가능했다. 부장검사 박대영(이기영 분) 역시 이를 승인했다. 결국 구속은 연장되지 않았고, 소식을 전해들은 유범은 분노했다. 그리고 홍주가 자신이 준 자료를 쓰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다른 기자에게 급히 연락해 학영의 전과 기록을 이용해 여론전을 펼칠 것을 암시했다.
◇ 가장 달콤했던 꿈은 가장 끔찍한 꿈으로 바뀌고
그날 밤, 홍주는 재찬이 반지를 들고 자신에게 오던 달콤한 꿈을 다시 꾸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꿈이 더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재찬이 건널목을 건너려던 순간, 괴한이 재찬을 칼로 찔렸다. 그리고 재찬은 많은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었다. 꿈에서 깬 홍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가장 달콤했던 꿈이 가장 끔찍한 꿈으로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순간이었다.
이날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시청률은 8.9%로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를 보였지만 동시간대 1위는 유지했다. MBC ‘병원선’은 8.7%를 기록했으며, KBS2 ‘매드독’이 5.5%로 뒤를 이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