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 유령역·여의도 지하벙커·경희궁 방공호 개방.. 서울시 비밀 공간 베일 벗는다

입력 2017-10-19 17:29
사진 =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그동안 굳게 닫혀있었던 비밀 지하공간 3곳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신설동 유령역과 여의도 지하 비밀 벙커, 경희궁 방공호다.

서울시는 19일 방치돼 있던 지하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3개 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 몰 인근에 위치해 있다. 1970년대 만들어졌고,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 서울시가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를 할 당시 발견됐다. 2015년 한시적으로 공개된 적이 있는 이 벙커는 정밀점검과 안전조치,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전시문화공간으로 19일 정식 개관했다. 시설 운영은 서울시립미술관이 맡고 명칭도 ‘SeMA벙커’(Seoul Museum of Art)로 바뀐다. 화~일요일 10~18시까지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서울 지하철 신설동역 지하 3층에 위치한 ‘신설동 유령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역이다. 당시 노선이 조정되면서 폐 역사가 됐고, 지난 43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아 ‘유령역’으로 불렸지만 70년대 역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가수 엑소의 뮤직비디오, 드라마·영화의 촬영 장소로 활용돼 왔다. 일반 시민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희궁 방공호’는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에 위치한다. 일제 말기 비행기 공습에 대비해 통신시설을 갖추기 위해 만든 방공호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식민지 말기 상황과 방공호의 느낌을 되살리기 위해 조명과 음향을 설치했다. 또 2만여 장의 일제강점기 사진으로 실시간 포토 모자이크 미디어아트를 재현해 보여준다.

경희궁 방공호와 신설동 유령역은 주말에 한시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운영된다. 21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운영되며, 매주 토·일요일 총 80명을 대상으로 1일 4회 체험을 실시한다. 경희궁 방공호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신설동 유령역은 시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