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는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트위터는 한 번의 트윗에 140자만 담을 수 있지만, 마로니는 A4 인쇄용지 한 장을 거의 가득 채울 정도로 긴 글을 적어 이미지 파일 형태로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미국 체조 국가대표팀 의료진으로 활동한 팀 닥터 래리 나사르의 성추행을 주장했다.
마로니는 2008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대표팀 훈련장에서 나사르의 성추행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나사르 박사가 나에게 ‘정신치료 요법을 받아야 한다’면서 성추행했다”며 “그때 13세였다. 그날 밤 죽고 싶었다”고 적었다. 나사르는 30년 동안 대표팀에서 체조선수 80명 이상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수감된 상태다.
마로니는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다. ‘미투’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수십년 간 여배우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거물급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사건을 계기로 SNS 여성 이용자들이 해시태그를 달아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이다.
마로니는 2012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 금메달, 도마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3년까지 국제대회 금메달을 석권하며 전성기를 보내고 지난해 2월 은퇴했다. 지금은 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트위터에서 57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로니는 “침묵은 가해자를 강하게 만든다. 폭로하기에 늦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